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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렴한 사회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할 때신옥철 국민연금공단 포항지사장
   
우리 회사 직원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지사에 고객 한 분이 찾아오셨다. 국민연금을 받고 계신 분이었다. 작은 손수래를 끌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셨다. 그는 곧바로 고객상담실로 들어가서 직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밝은 표정으로 보아 기분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았다.

“국민연금 받는 사람인데, 퇴직하고 떡집을 개업했습니다.”
개업 떡을 돌리는 중이라고 하셨다. 개업 떡의 첫 방문지로 우리 지사로 택했다고 하셨다. 이유는, 6개월 전에 연금을 청구하러 방문했는데 직원들이 밝은 표정으로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어 고마움에 대한 사례라고 했다. ‘관공서는 분위기가 딱딱하고 권위적’일 것이라는 그의 선입견이 우리 지사를 방문하고 부터 바뀌었다고 하셨다. 그때, ‘사업을 하게 되면 국민연금 직원처럼 친절하게 운영해야겠다’라고 생각하셨다고 했다.

그는 떡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직원이 손사래를 치며, ‘고맙지만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고객이 의아해 하며 왜냐고 물었다.

“우리 공단은 옛날부터 고객의 사례품을 받지 않았으며, 더구나 요즈음에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어 주는 사람도 없고 받는 사람도 없습니다.”
고객이 ‘그 법이 시행 중이라는 것은 대충 알고 있다’면서, ‘이 조그마한 성의까지 거절하라는 게 그 법의 취지는 아닐 것’이라 하셨다. 직원이 ‘절대 받을 수 없다. 성의만 받겠다’고 강조해서 말했는데도, 고객은 떡 상자를 두고 갈 기세였다.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이 ‘금품을 받으면 벌을 받게 된다’고 하자 그제서야 고객은 멋쩍은 듯 떡상자를 챙겨 나가셨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 중이다. 법은 공직자의 금품수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업무와 관련이 있으면 절대 선물 등을 받아서는 안 된다. 사교나 부조 차원의 불가피한 경우라도 식사비용, 선물비용, 경조사비 금액을 제한하고 있다. 식사는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이 그 한도다. 이것 때문에 입법과정에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명절에 굴비세트. 한우갈비세트, 과일세트 등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관례인데, 선물비 상한을 5만원으로 정하면, 굴비, 한우, 과일을 파는 사람들은 먹고 살기 힘들어진다고 했다.

개업이나 승진 등 경사 때 10만원 안팍의 난(蘭)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은데, 5만원으로 제한하면 화훼업자가 곤란을 겪게 된다고 했다. 법이 시행되면 내수시장이 위축되어 나라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틀린 의견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법 시행을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깨끗한 사회, 청렴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다. 유감스럽지만, 우리나라 공직사회는 그리 깨끗한 편이 아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6년도 부패인식지수를 봐도 그렇다. 조사대상 176개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52위이다. OECD 회원국 기준 순위는 35개국 중 29위다.

누구나 깨끗하고 공정한 세상을 원한다. 깨끗하고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는 온 국민이 노력해야 한다. 공직자는 부정한 청탁을 단호히 거절해야 하며, 업무와 관련하여 절대로 금품을 받아서는 안 된다. 또한 누구든지 자기의 편의를 위하여 공직자 등에게 청탁하거나 금품을 주어서는 안 된다. 청탁금지법에는 선물 등을 받은 공직자 뿐만 아니라 준 사람도 처벌하도록 되어 있다. 부정청탁이나 공직자의 금품수수는 우리 사회를 더럽게 만드는 주범이다. 청렴한 사회를 위하여 다함께 노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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