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국방장관, 9월 美측에 거론…핵잠수함 무한작전 가능

우리정부의 핵잠수함 건조 관련한 논의가 쉽게는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의 현실화 상황에서 우리 군 당국이 본격적인 핵잠수함 연구에 착수했고, 정부 당국자들이나 전문가들도 핵잠수함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핵잠수함 건조 문제를 거론했고 미국 측은 이에 대한 내부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단 국방부와 해군 관계자들은 우리나라와 미국은 핵잠수함 건조 문제에 대해 아직 어떠한 실무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20일 밝혔지만, 핵잠수함 건조 문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매우 높기 때문에 조만간 한·미가 이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월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첨단무기 등 한국군의 독자적 전력 강화방안의 하나로서 핵추진 잠수함을 한 차례 언급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8월 “핵잠수함 도입 문제는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미국측도 북한의 SLBM 위협이 급부상하자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말이다.

현재 우리 해군의 디젤잠수함은 축전지를 연료로 이용하기 때문에 하루 2번 이상 수면위로 부상해 스노클링(Snorkeling:잠수함이 해수면에 떠올라 엔진 가동에 쓸 공기를 보충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등 잠항 시간이 짧고 적에게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는 게 단점이다. 이는 적의 핵무기 탑재 잠수함이나 수상전투함을 포착했더라도 추적할만한 속도를 낼 수 없고, 추적한다고 해도 잠항 기간이 짧아 따라가기 불가능한 여건이다.

그러나 핵잠수함은 핵연료에 의해 수중에서 무한 작전이 가능하며 적에게 발각되더라도 시속 40㎞의 속도로 1시간만 달리면 위협 환경을 벗어날 수 있다. 이런 속도로 40여 일 기동하면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평균 시속 12㎞로 기동하는 디젤잠수함은 140여 일이 걸린다.

국방부 관계자는 “핵연료로 사용되는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은 국제시장에서 상용거래로 구매할 수 있고, 핵무기 개발 계획이 전혀 없음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당당히 보고하고 국제사회에 선포한 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핵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이며, 2014년 기준으로 미국은 탄도미사일 핵잠수함(SSBN)인 오하이오급(1만8천t급) 14척, 전술유도탄 핵잠수함(SSGN) 45척, 전술 핵잠수함(SSN) 14척을 보유하고 있다. 또 중국은 전략 핵잠수함(SSBN) 4척과 핵잠수함(SSN) 5척이 있으며, 러시아는 전략 핵잠수함(SSBN) 12척과 SSGN 9척, SSN 17척을 운용 중이다.

한편, 청와대는 19일(미국 현지시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에 원칙적으로 한·미가 합의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지금까지 양국 간에 어떤 형태의 합의도 이뤄진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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