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애 교수 조사, 형태와 양식 동일한 불상




일제강점기 경북 경주에서 서울로 옮겨져 지금은 청와대 관저 뒤쪽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과 형태가 매우 유사한 쌍둥이 불상이 경주 남산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청와대 석불좌상을 조사한 임영애 경주대 교수는 "경주 남산 약수계에 청와대 석불좌상보다 약간 더 크지만, 형태와 양식은 동일한 불상이 있다"고 21일 밝혔다.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은 불상의 머리인 불두(佛頭)가 없고 무너져 있는 상태다. 이 불상은 일제강점기에 이미 조사된 바 있다. 조선총독부가 1941년 펴낸 '경주 남산의 불적(佛蹟)'이라는 책에 그림과 사진이 남아 있다.

임 교수는 두 불상의 공통점이 무엇보다 '삼단사각대좌'라고 강조했다. 삼단사각대좌는 사각형 하대(下臺)·중대(中臺)·상대(上臺)로 구성된 대좌를 말한다.

임 교수는 "삼단사각대좌는 고려시대 전기에 유행한 대좌로 알려졌다"며 "청와대 석불좌상과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은 삼단사각대좌가 쓰인 가장 이른 시기의 불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좌 안에 들어간 문양도 두 불상의 공통점이다. 상대(上臺)의 문양을 비교하면 연꽃무늬가 반복적으로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임 교수는 설명했다.

임 교수는 "청와대 석불좌상의 하대는 아직 찾지 못했다"며 "1939년 작성된 오가와 게이키치(小川敬吉)의 보고서에도 하대의 소재를 파악하려다 실패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산 약수계 석불좌상을 참고하면 청와대 석불좌상의 하대를 복원할 수 있다"며 "국립춘천박물관 중대까지 합쳐 과거의 형태로 되돌리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주 남산 혹은 이거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청와대 석불좌상은 높이 108㎝, 어깨 너비 54.5㎝, 무릎 너비 86㎝로, 경주 석굴암과 양식이 유사하다. 풍만한 얼굴과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한 눈이 특징으로 '미남불'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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