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선두 전북 상대로 K리그 클래식 사수 나서

포항스틸러스가 K리그 통산 500승 달성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상위 스플릿 재진입을 향한 쉽지 않은 원정길에 오른다.

지난 20일 강원FC를 5-2로 대파하고 6경기 만에 짜릿한 승리를 거둔 포항은 23일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FC서울과 원정경기를 갖는다.

포항은 11승4무15패(승점 37)로 7위고, 서울은 12승10무8패(승점 47)로 5위에 올라 있다.

포항과 서울은 입장이 다르다. 포항은 상위 스플릿 커트라인인 6위가 사실상의 목표가 됐다. 내년 AFC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상위 3위에 오를 가능성은 일찌감치 사라졌다. 지금은 상위 스플릿 재진입에 목을 매야 하는 처지다. 서울은 3위권 진입이 목표다.

포항과 6위 강원(승점 41)의 승점 차는 '4'로 좁혀졌다. 스플릿 이전 3경기에서 얼마든지 강원을 따라잡을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따라서 이번 서울 원정경기가 중요해졌다. 포항의 상·하위 스프릿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포항은 일단 서울을 꺾고 2연승을 올린 뒤 홈에서 상주상무(9월30일), 수원삼성(10월8일)을 상대로 승점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각오다. 홈 승률을 떠나 아무래도 안방에서 경기를 갖는게 컨디션 조절 등 여러모로 편하다. 포항이 상위 스플릿에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포항은 강원전에서 오랜만에 화끈한 득점포를 가동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5골을 몰아쳤다. 룰리냐가 멀티골(2골)을 뽑아낸 것을 비롯해 양동현, 심동운, 이상기 등 공격라인이 골고루 골맛을 봤다.

득점 상황도 인상적이었다. 심동운의 우측 돌파에 이은 한 템포 늦춘 크로스를 룰리냐가 헤딩으로 득점한 부분이나, 손준호의 정확한 크로스를 룰리냐가 결정짓는 장면 모두 선수간 호흡이 맞아 떨어지는 완벽한 골이었다. 심동운의 벼락같은 오른발 슛이나 이상기의 감아차기 득점 모두 파괴력이 돋보였다.

또한 골 냄새를 맡는데 일가견이 있는 양동현도 문전에서 날렵한 동작으로 4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해 국내 최고 수준 골잡이임을 입증했다.

한편 승리가 절실한 대구FC가 강호 전북현대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대구는 K리그 클래식 안착을 위해, 전북은 우승을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대구는 지난 경기에서 3위 울산현대에 2-3으로 석패했다.

이로써 대구(승점 31)는 다득점에서 앞서 9위를 유지했지만, 10위 상주, 11위 인천과 승점이 같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스플릿 전까지 남은 경기에서 꾸준히 승점을 쌓아야한다.

전북은 승점 60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지난 주중경기에서 10위 상주에 1-2로 덜미를 잡혀 제동이 걸렸다. 2위 제주(승점 57), 3위 울산(승점 54)이 각각 승리를 거두면서 전북을 바짝 추격했다. 특히 제주는 10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전북의 우승을 저지할 강력한 도전자로 떠올랐다.

대구는 퇴장, 경고누적으로 울산전에 결장했던 에반드로, 홍승현, 정우재, 김진혁이 돌아온다.

주니오가 부상 복귀 이후 8경기에서 6골을 몰아쳐 득점포가 뜨겁다. 상주전 패배로 어수선한 전북이 '신태용호의 신데렐라' 김민재가 결장(퇴장)하는 틈을 파고들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