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길었던 추석연휴를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보내고 일상에 복귀했다. 추석연휴기간에는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외국에 나가 65조원을 썼다고 한다. 경제대국의 면모를 알 수 있는 광경이다. 그런데 문제는 해외에 나가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문제다.
며칠 전 우리나라 판사 부부가 괌 여행 시 승용차 안에 아이를 그대로 두고 쇼핑을 했다가 주민신고에 의해 어린이 유기혐의로 고발당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승용차의 문을 부수고 아이를 구한 시간이 47분 걸렸는데, 쇼핑을 마치고 온 판사부부에게 경찰이 쇼핑하는 시간이 얼마나 걸렸느냐고 질문하니 3분이라고 했단다. 
아이를 구한 시간이 47분 걸렸는데 장본인은 3분 동안 쇼핑을 했다고 하니, 경찰이 기가 찼으리라. 이쯤 되면 거짓말도 수준급이다. 
지난 7일, 또 하나의 부끄러운 일이 언론에 보도됐다. 우리나라 치과의사가 괌 가는 비행기 안에서 맥주 다섯 병을 마시고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기내에서 다시 맥주를 더 달라고 행패를 부리다가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오늘의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의 현주소다. 판사부부와 치과의사, 모두가 나름 성공한 인생이자 지식인으로 돈이 많은 사람들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자랐기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지. 오늘을 있게 한 선조들께 부끄럽다. 경제대국이라는 이름이 부끄럽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름이 부끄럽다.
우리나라는 백만장자가 20만 명이라고 한다. 백만장자란 미화(美貨)로 100만 불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열심히 노력해서 큰 부자가 되는 사람도 있고, 상대적으로 사정에 의해 어렵게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빈익빈 부익부의 격차가 심하면 나라 경제가 한쪽으로 치우쳐 국가 재정의 파탄이 온다. 가장 이상적인 수준은 중산층이 잘사는 나라, 너무 부자가 많다거나 너무 가난한 사람이 많으면 사회가 어지러워 국가 경제가 무너진다. 이래서 정치지도자는 경제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으로 살림살이를 잘해야 한다. 돈을 많이 벌어들여 내수에 적절한 소비와 투자에 효율적인 경제운영이 중요한 것이다.
모두가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는 대중 경제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잘사는 사람들은 외국에 나가 돈을 쓰면서 국가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부끄러운 일을 더이상 해서는 안 된다. 해외에서 내 돈 내 맘대로 쓰는데 웬 잔소리냐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해외서 많은 돈을 쓰다보면 국내 경제는 반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경제는 살림살이다. 해외나가서 흥청대며 국가위상을 떨어뜨리는 꼴불견은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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