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중 동부본부장

▲ 장부중 동부본부장
“추기석전 봉행과 공부자탄강 기념식을 계기로 도덕사회 건설과 인류평화의 길에 우리 모두 함께 하기를 희망합니다. 공부자께서 앉은 자리가 따뜻해질 겨를도 없이 주유천하(周遊天下)하신 것처럼 우리는 우환의식(憂患意識)을 가지고 매진해야 합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실망스런 선배가 되지 않고 정의가 바로 서는 사회를 물려주어야 합니다.진정한 선비정신이 무엇인지를 우리 모두가 보여줄 때 유교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게 될 것입니다.”

성균관은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전국의 유림 3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균관 대성전과 명륜당에서 추기석전 및 공부자탄강 2568주년(2017년) 기념식을 가졌다.
석전(釋奠)은 본래 봄과 가을에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에서 인류의 사표(師表)이신 공부자(孔夫子) 및 사성(四聖)과 우리나라와 중국의 공문10철(孔門10哲), 송조6현(宋朝6賢), 아국18현(我國18賢)께 지내는 제례의식으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석전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의식으로 선성(先聖)과 선현(先賢)들의 덕행과 학문을 기리기 위하여 이곳 문묘에서 봉행하는 의식이다. 성현을 높이고 스승을 존중하는 마음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성균관은 오늘날 위기 속에 교육문제를 비롯한 현대사회 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한 공부자의 말씀처럼 바르게 살고 실천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즐거움일 것이다.

오늘은 공부자가 태어난지 2568년이 되는 해이다. 공부자의 학문과 삶은 우리 유림은 물론 모든 국민의 귀감이며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가르침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성균관은 물론 향교에서도 공부자탄강일 기념식을 거행하지 않아 답답함이 있었으나 이제부터는 행사에 참석한 모든 유림들이 공부자 탄강일을 알리고 유교 전파자가 되어 사랑받는 유교를 만들 의무가 있다.

우리는 위대한 유교의 선비들을 통해 삶의 철학과 실천정신을 배우고 있다. 포은 선생에게서 절의정신을 배우고, 퇴계와 율곡 선생의 덕망과 학문을 본받으며, 남명과 중본 선생의 정신을 통해 국가가 위난에 처했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길인지를 배웠다.

이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간의 심성을 아름답게 만드는 교육을 바로 세우고, 서로 배려하고, 예의를 갖추는 도덕교육이 다시 정립되어야 한다. 그것이 30년 이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그 역할은 바로 공부자의 이념을 실천하는 유교가 있다.

공부자는 만세사표로서 세계 4대 성인의 한 분이며, 25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인류의 스승으로 자리 잡았다. 인간의 도덕성을 중시하고 제자를 양성하며 경전을 집필하여 유학을 집대성한 공부자의 가르침은 오늘날도 우리 문화의 뿌리가 되고 있다.

공부자는 인간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를 알려줬으며, 자신과 가정에서부터 온 인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혜는 도덕에서 나온다는 인의예지신의 가르침을 줬다. 하지만 저속한 물질문명의 발달과 편협한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인류는 고통과 욕망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인간다운 삶을 추구할 수 없듯이 우리는 공부자의 삶과 정신을 본받아 다시 한 번 도덕사회 구현을 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도덕사회 건설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깨닫고, 시대적 흐름과 소명에 부응하여 재차 동방예의지국 건설에 앞장설 것임을 선언한다. 지금이야말로 도덕이 필요한 시대이며 가정과 학교, 사회와 정부가 모두 하나 되어 도덕성 확립을 위해 공부자의 정신을 실천하고, 전국 유림들은 2017년을 공부자탄강 공휴일지정 원년으로 선포한다.

이에 따라 성균관은 매년 9월 28일에 ‘공부자탄강일 기념식’을 열고, 교육의 변화는 물론 사회의 변화를 촉구할 수 있는 방법 동원과 함께 도덕사회 건설을 위해 정계, 학계, 언론 등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혀 많은 전국 유림들의 어려움을 같이하는 동참을 호소한 날로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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