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상-포항철강공단 출구가 안 보인다
중-우량 상장기업도 흔들린다
하-특단의 대책마련 시급하다

포항철강공단이 깊은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산, 수출이 급감하고 휴·폐업 입주업체가 늘어나고 있지만,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한 채 장기 침체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쟁력이 뛰어난 상장업체마저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감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 일로다. 포항철강공단은 포스코와 함께 포항지역 제조업의 양대 축으로서 포항 경제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철강경기 침체로 포항 경제에 온기가 사라진지 오래다. 기술력과 경쟁력이 뛰어난 알짜 기업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위기 상황이다.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포항철강공단의 현실을 3회에 걸쳐 심층 보도한다.(편집자주)

<상>포항철강공단 출구가 안 보인다

포항철강공단 생산, 수출 급감 휴·폐업 속출
40여 곳 공장 가동 중단…생산, 수출 30~40% 줄어
경쟁력과 기술력 뛰어난 기업도 수익성 악화
위기의 포항철강공단, 알짜 기업도 흔들린다

포항철강공단은 최근 2, 3년 사이에 총생산과 수출실적이 30~40%나 급감하고 고용 인력도 크게 감소했다. 입주업체 가동률이 떨어지고 휴·폐업이 늘어나고 있다.

최저임금제 인상이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경영 압박이 더욱 거세진다. 철강공단의 침체는 생산, 수출실적 급감으로 이어지고, 고용도 함께 줄어드는 등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의 고용은 2년 사이에 1천356명이 감소했다. 생산량은 3년 사이에 31.6% 급감한 5조3천913억 원이 줄었다. 수출도 40.6%인 1조7천843억원이 감소했다. 고용 인력은 2015년 1만6천명에서 올해 6월말 현재 1만4천645명으로 줄었다. 포항철강공단은 2000년대 초 만해도 고용 인력이 1만8천명에 달했다.

총생산량은 2014년 17조587억원에 수출은 4조3천991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11조6천674억원에 수출 2조6천118억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2년 사이에 생산량은 31.6%, 수출은 40.6%가 쪼그라들었다.

포항철강공단은 현재 277개사 345개 공장이 입주해 있지만 305개 공장만 가동하고 있다. 40개가 넘는 사업장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가동 중에 있는 사업장도 상당수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철강공단 입주업체들은 최근 3년 동안 혹독한 경기불황에 신음하고 있다. 강관업계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아주베스틸, 넥스틸 등 파이프 강관제조업체들은 도산했거나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휴·폐업한 업체는 (주)대망물산, 신풍송풍기, 제이에스텍(주), (주)삼성정밀기어 등 이며 도산해 경매에 들어간 기업만 해도 중앙스틸코리아, 한창스틸(주) 등 20여 개에 달한다. 모아스틸, 대원에스앤피, 아주베스틸 등은 법정관리 와중에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포항철강공단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노동부의 해고요건 완화까지 겹쳐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압박에 견디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이제 불가피한 현실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최저임금제, 해고요건 완화, 일자리창출 압박 등 삼중고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존립의 기로에 선 기업들은 살아남기에 급급한 나머지 신규 사업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포항철강공단 관계자는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강관업체는 올 하반기 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선, 플랜트산업은 심각한 상태다”며 “철강 연관 산업이 위축되면서 철강 산업 의존도가 높은 포항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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