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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리말, 바로 세우고 가꿔야 한다
지난 9일은 571돌을 맞은 한글날이었다. 한글날이 되면 우리 국민은 훈민정음의 탁월함을 이야기하면서 이를 보존 발전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심지어 순수한 한글을 전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예전에 한 그룹이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을 때 모든 곡의 제목이 한글로만 이루어졌다는 것이 일종의 홍보수단처럼 쓰인 적이 있다. 한국말을 사용하는 나라에서 모든 곡의 제목이 한글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앨범을 홍보할 만한 수단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영어가 범람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길거리를 거닐다가 우연히 보는 간판, 즐겨 입고 착용하는 브랜드에서도 쉽게 영어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어와 우리말에 대해 우리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까.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는 외국에서 건너온 도입종인 황소개구리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물이 되었다고 쓴 글이 있다. 글쓴이는 황소개구리가 우리나라에서 잘 살게 된 이유를 우리 땅에 있는 토종이 쇠약해진 틈을 비집고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즉 토종이 제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었다면 황소개구리가 우리 생태계를 파괴하며 자리 잡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글쓴이는 이 황소개구리의 예를 들면서 영어와 우리말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즉 우리말이 제대로 서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가 들어올 경우 자칫 우리말이 큰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일이 일어나자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말 바로 세우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말의 컴퓨터 업무능력은 한자나 일본어에 비해 7배 이상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글은 시대와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탁월한 문자다. 과학전문지 ‘디스커버리지’ 역시 한글은 독창성과 효율성이 돋보이며, 간결하고 우수하기 때문에 한국의 문맹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극찬하며 다룬 적이 있다. 그런데, 한글의 우수성을 우리 스스로가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조용히 반성하게 된다.
언어는 한 시대를 대변하면서 그 시대의 사고방식까지 보여 주는 탁월한 도구이다. 언어적 표현은 인간의 삶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오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세대를 거쳐 면면히 내려온 언어는 그 민족의 정체성을 형성시키며 공동체의 결속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우리말인 한글을 바로 세우고 가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실제 우리 주변을 보면 외국어를 남발하는 사례나, 지나치게 외국어로 사용한 간판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말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이러한 점들이 개선되어야 한다. 물론 외국어를 쓴다는 것 자체가 죄악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말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과 애정을 갖고 우리말을 사용하고 지키는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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