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전통시장과 지역출신 유명시인를 이야기로 접목

▲ 예천 출신으로 안동 풍산교를 졸업한 '연탄재'의 안도현 시인이 지난 13일 인문기행단을 이끌고 본인의 추억이 어린 안동 풍산전통시장길을 걷고 있다./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역출신 유명작가의 사연과 추억이 함께하는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이틀 동안 예천출신 안도현 시인이 안동·영주·예천지역의 전통시장을 기행했으며, 다음 달 초에는 상주출신 성석제 소설가가 상주·문경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한 인문기행을 실시한다.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은 도에서 전국 최초로 실시하는 시범사업으로 지역출신 시인·소설가·작가를 중심으로 화가·음악가·웹툰작가·영화감독·파워블로거·언론인 등으로 인문기행단을 구성해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지역 역사·문화적 명소에 대한 유명작가의 추억에 얽힌 이야기 중심의 인문기행을 통해 각 분야의 스토리텔링의 소재로 활용되도록 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지난 금·토요일 인문기행을 이끈 안도현 시인은 예천군 호명면 황지동에서 출생해 안동풍산초등학교를 다녔으며,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워 본 적이 있느냐’는 ‘연탄재’라는 제목의 시를 통해 짧은 구절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지역출신 유명 시인이다.

안 시인은 어릴적 풍산전통시장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면서 “풍산은 3일과 8일에 장이 서는 곳이다. 학교를 가려면 반드시 장터를 통과해야 했다. 흥청대던 장날 풍경은 마치 잔칫날 같았다. 특히 우시장으로 몰려들던 검은 코트의 소장수들은 언제나 어깨가 넉넉했고, 입으로 불을 뿜는 차력사는 위대했다. 장이 서지 않는 날은 앙상한 각목 구조물 사이가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그 풍산장터에서 나는 지나가는 소달구지에 매달렸고 자전거를 처음 배웠던 곳도 풍산장터였다”며 “올 가을의 풍산 장터는 어떻게 변했을까? 어릴 때 찍어 놓은 내 발자국은 아직 남아 있을까?”하는 설렘으로 이번 인문기행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인문기행단은 첫날 안동 풍산시장과 봉정사, 이천동 석불 등을 방문하고, 이튿날은 예천 용궁시장, 회룡포, 금당실 마을과 영주 풍기인삼시장과 무섬마을 등을 기행하고 밥도 먹고 물건을 사기도 하면서 향토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추억 소환’을 통해 전통시장을 재조명 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남일 경북도 일자리경제본부장은 “전통시장은 서민경제의 근원이고 어린 시절 추억과 애환이 서려있는 소중한 삶의 터전이며 사람냄새가 배어 있는 곳으로 소비형태 및 유통구조의 변화에 따라 이용률이 감소하고 있긴 하지만 추억과 향수, 스토리가 있는 장소와 특색 있는 콘텐츠개발 등으로 ‘다시 찾고 싶은 전통시장’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이 전통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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