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미술관은 그의 예술정신을 기리는 초헌관을 마련해 장 화백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으며, 장두건미술상을 제정해 지역 미술인을 후원하고 있다.
장두건미술상운영위원회는 2017년 제13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로 정지현(39)작가를 선정했다. 심사위원장은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시대의 문제의식을 직시하고 작가만의 고유한 조형언어로 성실하게 담아내는 작품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앞으로의 활동성을 고려했을 때 장두건미술상의 수상작가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기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했다”고 심사결과를 밝혔다.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구상화가이자 포항미술의 초석을 이룬 초헌(草軒) 장두건 화백(1918~2015)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지역미술발전을 위해 2005년 제정된 미술상은 그 변모를 꾀하며 2016년부터 미술상 수상작가 대상지역을 포항에서 영남지역(대구·경북) 전체로 확대했고,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정지현 작가가 제13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정지현 화가는 “처음 받는 미술상이라 낯설지만 더없이 기쁘다”는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하면서 “제가 과연 이 상을 받을 만한 작가인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화를 전공한 정 화가는 회화, 그 자체의 영역으로 작업세계를 확장해 사생적 태도로 치열하게 작품을 일궈나간다. 작가는 동시대의 사회적·정치적 문제를 고민하고 성찰한 결과를 일상적 주변 풍경으로 담아내는데, 이때 경험적 사유를 작품으로 조화롭게 녹여내는 탁월한 표현력과 그 결과가 도출하는 독특한 조형성 등은 초헌 장두건 화백의 예술세계와 다양한 교차점을 이루고 있다.
구상미술 1세대 작가로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사에 큰 자취를 남긴 초헌(草軒) 장두건(張斗建) 화백은 1918년 포항시 흥해에서 태어나 일본 명치대학 전문부 법과를 졸업하고 해방 후 교편생활과 화가를 병행하다가 1956년 파리 유학길에 올라 본격 화가의 길을 걸었다.
귀국한 뒤 작가와 교육자로 후진 양성에 헌신했으며, 주요 미술단체를 결성하고 후원하는 등 한국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시다가 지난 6월 2일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그의 작품은 눈에 보기에 평이해 보이지만, 탄탄한 구성의 미가 느껴진다. 꽉 짜여진 화면 구성 속에 윤곽선이 두드러지는 형태는 장두건 화백만의 독자적인 화풍이다.
시상식은 오는 19일 오후 5시 포항시립미술관 ‘Steel Craft-라이프스타일’전 개막식에서 개최되며, 장두건미술상 수상자에게는 포항시장의 상패와 장두건미술상 운영위원회의 창작지원금 700만 원, 2018년 포항시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 기회를 준다. 최지훈 화가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작품 활동에 천착하여 초헌 장두건 화백을 뛰어넘는 화가가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