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수명기준 크게 미달, 안전성 우려
부당설계변경 예산 낭비, 감리원 향응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 공사가 활주로 포장의 설계수명과 휨강도가 당초 설계기준에 미달돼 안전성과 내구성 저하가 우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당한 설계변경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공사 감리직원이 시공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는 등 총체적인 부실시공과 부실감리로 이뤄진 것으로 감사 결과 밝혀졌다.

감사원은 국방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관련자 처벌과 함께 부당하게 처리한 공사비를 회수할 것을 조치했다.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 공사는 포스코 제강공장건설로 발생한 해군 6전단 항공기의 비행안전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 지원공사비 900억원을 포함, 국방부 244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3월 25일 준공했다.

감사원은 재포장한 포항공항 활주로 포장의 설계수명을 재검토한 결과 2개 시공 시공구간 각각 9개 지역 구간 가운데 절반정도가 크게 미달했다고 밝혔다.

A지역의 경우 9개 지역 가운데 4개가 설계수명 기준 20년에 크게 미치지 못한 2년에서 7년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B지역도 9개 구간 가운데 5개 구간이 크게 미달됐으며 일부 구간은 1년도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공사 ‘실시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설계 휨강도는 콘크리트 타설 후 90일이 경과한 시점에 710psi 이상이어야 하고 설계수명은 20년을 만족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당시 포장 평가업무에서는 ‘국방·군사시설 기준 비행장시설 설계지침’에 명시된 휨강도 최소기준인 650psi를 적용해 평가 업무를 수행한 것이다.

더욱이 650psi에 미달하는 데도 이를 설계지침에 충족시킨 것으로 기재했다. 결국 기존 강도보다 최대 222psi가 미달하는 등 18개소 구간 가운데 13개소나 휨강도가 미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활주로 포장 전반의 안전성 등에 대해 공인기관에 다시 안전진단을 의뢰한 후 그 결과에 따라 활주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적정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고로슬래그를 무상 사용하면서도 부당설계변경으로 인해 2억5천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기도 했다. 국방시설본부는 포항공항 활주로 포장면이 노후화 돼 재포장이 필요하다는 결과보고서에 따라 동측 구간(1,233m)와 서측 구간(900m)를 실시했다.

공사 가운데 지난 2015년 6월 2일 동측 구간의 하부 지반이 점토층으로 돼 지지력이 확보되지 않자 이를 고로슬래그로 바꿔 설계해야 한다며 공사비 2억3천600만원을 설계 변경해 증액을 요구했다.

같은 해 11월 9일에도 2천100만원을 추가로 요구하는 등 총 2억5천700만원의 예산이 고로슬래그로 치환하는데 사용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이미 무상으로 반입과 운반이 가능한 것으로 이미 설계가 돼 있었다.
설계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승인해준 것이다. 감사원은 부당하게 설계변경한 후 지급된 고로슬래그 공사비용을 이행각서에 따라 환수조치토록 했다.

국방시설본부와 함께 공사에 참여한 한국건설관리공사 차장이 향응을 수수하기도 해 관리감독도 허점을 드러냈다. 술과 식사의 자리에서 총 200만원을 넘는 향응을 제공 받은 것이다.

지난 2014년 9월24일 A씨는 식당에서 “나에게 잘 보이면 현장업무를 잘 처리해 주겠다”는 말과 함께 같은 날 밤 9시 “술을 한 잔 더 하자”고 요구했고 이어 유흥주점에서 188만원 상당의 술을 접대 받았다.

국방시설본부 등 관련기관은 감사결과에 대해 “증액된 공사비를 환수하고 공인기관의 안전진단을 받겠으며, 설계에 명시된 포장의 휨강도를 반영해 포장 평가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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