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특단의 대책마련 시급하다

철강산업에 집중된 산업구조 바꿔야
해양관광, 온천, 방사광가속기 활용
산업 다각화 이뤄야 지속성장 가능
포스코, 경영, R&D 등 체질개선해야

포항경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포항철강공단이 글로벌 철강경기 위축 여파로 생산, 수출이 감소하고 휴·폐업 입주업체가 늘어나 비상이다.

글로벌 철강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중국의 저가 철강 범람, 신흥국의 철강설비 증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의 숨통을 옥죄고 있다.

철강경기 위축은 포항경제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총생산량은 2014년 17조587억원에서 지난해 말 11조6천674억원으로 5조3천913억원(31.6%)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 역시 4조3천991억원에서 2조6천118억원으로 1조7천873억원(40.6%) 줄었다.

포항철강공단 침체로 고용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2년 사이 1천356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2015년 1만6천명에서 올 6월말 현재 1만4천645명으로 줄었다. 현재 277개사 345개 공장이 입주해 있지만 305개 공장만 돌아가고 있다. 40여개 사업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경쟁력과 기술력이 뛰어난 우량 상장업체마저 수익성 악화로 신음하고 있어 포항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철강공급과잉은 구조적 성격을 띠고 있어 향후 세계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지역 철강 산업이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는 암울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생산능력은 2000년 10억6천만톤에서 2014년 22억4천100만톤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고, 2017년까지 23억6천100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철강소비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부진을 지속하고 있어 세계 철강 산업의 생산능력 과잉규모는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글로벌 철강공급에도 불구하고 철강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인도, 터키 등 신흥국에서 설비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세계 철강 산업에 지속적인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더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포스코 등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 폭탄’을 매겨 철강 수출환경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이다.

이러한 세계 철강 산업의 구조변화를 감안해 지역 철강업계는 제품생산 경쟁력을 높여 세계 경기회복의 이점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세계 철강산업의 구조변화 분석과 시사점’이란 논고를 통해 국내 철강 산업이 지속적인 발전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일본 등 선진국처럼 고품질·고부가가치 철강제품 생산에 더 집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진국과 신흥국간 시장별로 각각의 성장전략을 설정하고 시장별 특화제품을 개발하는 등 시장변화에 대응한 전략적인 접근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대형화에 따른 생산증대 및 시장점유율 강화가 경쟁력이라는 기존의 생산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생산과 수요가 조화를 이루고 수익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생산전략의 재편을 권고했다.

특히 기초소재와 최종재 산업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반면 부품, 모듈, 공정은 중소기업이 주체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성장 잠재력과 혁신역량 확충을 위한 노력 및 지원도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포스코 계열사, 포스코 외주파트너사 등과 연결고리가 깊은 지역 철강중소기업까지 포함한 철강클러스터 전반의 구조조정(M&A 등을 포함)을 통해 전체적인 시야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구조로의 이행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한은 포항본부 김진홍 부국장은 “포항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려면 철강 일변도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포항이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잘 활용해 산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포스코가 경영, 영업, R&D 등 분야에서 체질개선을 이뤄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나가는 한편 포항이 보유한 해양관광, 온천, 방사광가속기 등의 관련산업이 활성화되면 포항경제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