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8월 31일 말레이시아에서 태국으로 밀반입됐다가 세관에 압수된 살아있는 천산갑. /연합
겨울이 다가오면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천산갑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중국으로 밀수되는 사례가 급증할 조짐을 보인다.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는 중국의 미신 때문에 '보신용'으로 천산갑의 고기를 찾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탓이다.

9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 반도 북부 케다 주 당국은 지난 7일 오전 7시 45분께 태국 접경 지역에서 살아있는 천산갑 85마리를 운반 중이던 현지인 남성을 체포했다.

같은날 오후 2시 30분에는 또 다른 남성이 천산갑 55마리와 대량의 천산갑 비늘을 차에 싣고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건너가려다 붙잡혔다.

이들은 짙은 선팅을 한 고급차에 천산갑을 싣는 수법으로 검문을 피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케다 주 야생당국의 무하마드 알리 체 아만 국장은 "이 천산갑은 인도네시아에서 말레이시아로 밀반입된 뒤 다시 태국으로 옮겨지던 길이었다. 최종 목적지는 중국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밀수되는 천산갑의 수는 날씨가 추워질 때마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당분간 천산갑 밀수 시도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 부유층들은 정력 증강과 자양강장 효과가 있고 관절염과 천식을 치료한다는 믿음 때문에 천산갑의 고기를 고급 식재료로 간주해 왔다.

천산갑의 고기는 1㎏당 250∼300링깃(6만6천∼7만9천원)에 거래되며, 태아와 살아있는 새끼 등은 이보다 5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천산갑의 고기에 약효가 있다는 것은 미신에 불과하고, 한약재로 쓰이는 비늘도 사람의 손톱과 같은 성분인 케라틴으로 돼 있어서 특별한 효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2014년 보고서에서 천산갑의 야생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IUCN은 모두 8종의 천산갑을 모두 '취약종'과 '멸종 위기종',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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