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원과 초청내빈 자리 없어 항의 소동

▲ 경상북도의회 의원들이 지정된 좌석이 없자 자리를 박차며 퇴장하고 있다.
개최도시 경주시 소외 분위기
경북도와 경주시 소통부재 드러내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개최한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가 개막 첫날부터 운영과 의전에 미숙함을 드러내 참석한 내빈과 관광객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개막식에 앞서 열린 환영 리셉션에서 초청된 일부 내빈과 경북도의원들은 지정된 좌석이 없어 항의소동을 벌이는가 하면 참석하지 못한 내빈도 상당수에 달해 행사진행에 미숙함을 드러냈다.

개최도시의 경주시장과 경주시의회의장이 공식행사에서 소외되는 듯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경북도와 경주시간의 소통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개막식 공연에서는 대형 천막에 초청내빈만 참석시키고 일반 관람객 입장을 통제하는 바람에 정작 관람해야할 호찌민 시민들은 울타리 바깥에서 구경하는 등 행사에서 소외됐다.

공연행사를 보여주는 대형 스크린도 행사장 안팎에 설치하지 않아 행사장에 참석한 참석자들조차 무슨 공연인지 알 수도 없었다. 경북도 홍보영상 역시 베트남어가 아니라 영어와 일본어 번역판만 상영해 시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호찌민 렉스호텔에서 열린 내외빈 초청 환영 리셉션은 운영과 의전미숙으로 인해 행사 의미가 퇴색됐다. 행사장을 박차고 나간 경북도의원들과 자리가 없어 돌아간 내빈들로 인해 행사 시작부터 마칠 때까지 냉랭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초청된 내빈은 한국 90명, 베트남 30명 등 120명의 좌석이 마련돼 있었지만 정작 200명이 몰려 자리가 없어 상당수의 내빈은 돌아가야 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국회의원, 대구시 사절단, 경북도내 시장, 군수, 경북도의원. 시·군의원, 언론사 대표, 지역기업 대표 등 국내 초청인사 145명과 해외초청인사 43명 등 200여 명에 달하는 내외빈을 초청했다.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와 농수산위 소속 도의원 16명은 지정좌석이 없어 베트남 내빈 초청좌석에 앉았다가 비켜줘야 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도의원들이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 김응규 경북도의장이 진화하기 위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도의원들은 현장에 잠시 머물다가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 때문에 김응규 의장은 의원들을 달래기 위해 뛰쳐나가 내빈축사와 건배제의도 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최양식 경주시장과 박승직 경주시의장의 내빈축사는 공식행사 계획에는 없다가 긴급하게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참석내빈을 당황하게 했다. 박 의장도 행사말미에 건배사 제의를 받는 등 행사진행도 매끄럽지 못했다.

경북도가 발간한 공식안내 책자에 수록된 행사일정표에는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의 환영사와 김관용 도지사의 인사말만 공식행사 일정으로 마련돼 있었고, 최 시장과 박 의장의 내빈축사 계획은 없었다.

사전에 준비된 호찌민 위원장과 김관용 도지사의 환영사와 인사말은 자막으로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공동 번역이 된 반면 최 시장과 박 의장은 부랴부랴 통역사를 통해 전달해야만 했다.

참석한 내빈 A씨는 “경북도의 운영과 의전 미숙은 비판 받아야 하지만 경북도의원들의 항의소동 등은 국제회의인 점을 감안해 일단 행사에 협조하고 사후에 책임소재를 밝히는 성숙함이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호찌민(베트남)에서 손주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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