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재산피해 속출, 무너지고 갈라지고

800여 가구 정전, 신호동 작동 안돼 거대한 주차장

역대 두 번째의 규모 5.4 강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경북 포항은 아수라장이었다.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정전으로 시내 곳곳의 신호등 작동이 중단되면서 교통대란을 빚었다. 

이날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점에서 규모 5.4 강진이 발생하자 대다수 시민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대피했다.

경북도소방본부는 오후 3시 현재 도내에서 포항 지진으로 경상 7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17건의 구조활동을 폈다.

그러나 집 안에 있다가 낙하물에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시민도 있는 등 신고되지 않은 크고작은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건물 곳곳이 부서지는 피해도 속출했다.

북구 환여동 한 빌라는 건물 옥상이 무너졌으며 시내 상가건물 대부분에서 유리창이 파손됐다. 주차된 차량들이 무너진 벽돌 등에 깔렸다. 이 일대에는 도로 균열로 상수도관이 파열됐으며, 흥해읍에서는 800여 가구의 전력공급이 일시 중단됐다.

대구-포항고속도로 하이패스도 이번 지진으로 가동되지 않았으며 시내 곳곳의 신호동도 작동되지 않아 도로 곳곳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포항에서 73km 가량 떨어진 대구에서도 강한 진동이 감지됐다. 지진 당시 대구지역 대부분 건물이 크게 흔들리자 대구시 등 관공서 직원들이 업무를 중단하고 모두 긴급 대피했다.

대구시내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고객들에게 대피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소방서 119에는 지진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번 지진은 포항시 북쪽 9Km지점에서 발생했다.

국내에서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7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15일 포항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 얕은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 때문에 진동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지진은 진원 깊이가 지하 11∼16㎞ 부근이었으나 포항 지진은 5∼9㎞로 추정돼 향후 여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지질연 측 설명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는 이동식 지진계를 포항 현장에 설치하는 등 여진에 대비할 방침이다.

기상청은 규모 5.4 본진에 앞서 규모 2.2와 2.6의 전진이 있었으며, 이날 오후 5시20분 현재 규모 4.3 지진(조기 경보상 규모 4.6)을 포함해 총 9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경주 지진의 여진이 지난달까지 계속 발생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여진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인규·신동선·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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