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땅에서 발생, 진동 더 크게 느껴져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하면서 건물 일부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포항 지진이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지만 얕은 땅에서 발생한 만큼 시민에게 전해진 공포감은 더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은 이날 경북 포항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36.12도, 동경 129.36도로 지진 발생 깊이는 9㎞로 확인됐다.

진도 5.4의 지진은 그릇, 창문 등이 깨지고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거나 약해진 건물에 손상을 미칠 수 있는 정도의 규모다. 지난해 9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5.8 규모의 지진에 이어 한반도에서 일어난 역대 두 번째 강진이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분석관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것 지진 중 두 번째로 강한 지진"이라며 "약한 건물의 경우 금이 가는 등의 피해도 입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포항 한동대에서는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려 학생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선린대학교 기숙사 천장과 포항고등학교 인근의 한 학원 담장이 무너졌고 포항 중앙 초등학교에서는 운동장이 갈라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경주 지진과 유사한 형태인 것으로 분석된다. 진도 규모는 작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흔들림은 컸다는 분석이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경주 지진과 마찬가지로 단층과 단층이 서로 미끄러지면서 수평으로 지진이 발생하는 수평이동 단층으로 분석된다"며 "에너지 면에서는 경주 지진보다는 작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발생 깊이로 보면 경주 지진은 12~13㎞인데 포항 지진은 9㎞"라며 "좀 더 위로 올라온 것이기 때문에 진앙지 주변에서 느끼기로는 진동이 경주 때보다 더 크게 느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진앙지가 도심과 가까웠다는 점도 시민들의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하나의 요인이 됐다.

조은영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5.8의 지진에 비해 에너지 자체는 2.8배 가량 작지만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지진이 난 만큼 진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해역에서는 더 큰 지진이 났더라도 바로 곁에서 느끼는 사람이 없다. 인구밀도가 얼마나 높은지에 따라 체감 수준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청은 오후 3시 현재 119에 신고된 지진 감지 건수가 5973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북 지역에서는 21건의 출동 신고가 접수됐고 승강기 구조, 문 개방 등을 요청하는 신고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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