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수험생 불리한 조건, 학부모들 대책 호소

▲ 교육당국 관계자와 지질전문가들이 포항지원교육청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수능 연기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포항지역 수험생 불리한 조건, 학부모들 대책 호소
교육당국 시험고사장 변경, 대구까지 검토
어떤 경우든 지진공포 심리 해소 안 돼

교육부가 수능시험을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포항지역 수험생들의 지진공포에 따른 심리적 딜레마와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3면

포항지역 수험생들은 교육당국의 수능시험 1주일 연기 조치로 한시름 덜었지만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시험을 치르든 간에 포항지역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교육당국이 시험장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불리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상황은 확실해 보인다.

행정안전부 김부겸 장관은 16일 포항지역 시험장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인근지역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경북교육청도 같은 맥락으로 포항지역 외 다른 장소와 경주·영천 등 대구지역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3가지 방안을 높고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교육당국과 김부겸 장관 모두 현재 지정된 포항지역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전제 하에 장소를 바꿔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변경안도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 수험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의 시험장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돼 시험을 치른다 해도 여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진공포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영천이나 대구지역으로 장소를 옮겨서 치를 경우 심리적 문제는 완화할 수 있지만 수험생 5천523명과 관리자 1천30명 등 총 6천500명이 넘는 대이동을 강행해야 하는 물리적인 피로감 등이 부담이다.

경북교육청은 16일 오전 교육당국 관계자와 지질전문가 등을 모아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해 총 3개안에 달하는 안건을 검토 중에 있다.

제1안은 포항시 북구의 시험장을 남구로 이동하는 방안과 제2안 포항시내의 시험장을 인근 시·군인 경주, 영천 등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제3안은 대구에서 치르는 방안이다.

먼저 제1안은 제일 피해가 많았던 지역이 북구임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남구 지역의 학교를 시험장으로 사용하겠다는 대안이다.

이 안건대로라면 수험생들은 어느 정도 지리를 알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으로 수험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남구의 학교들도 피해를 입은 데다 여진이 발생할 경우 직접적인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이를 감안해 나온 제2안은 포항과 인접한 경주·영천시에 이동해 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포항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진 발생이 적은 데다 차량으로도 40분에서 1시간 내외면 시험장에 도착할 수 있다.

이 안 역시 수험생 대부분이 지리를 파악할 수 없어 시험장을 찾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고 이 지역 역시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학교가 여러 군데 있어 수험생들에게 심리적인 압박감을 줄 수 있다.

제3안은 포항 지역의 모든 수험생들을 대구로 이동해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으로 진앙지와 거리도 멀고 언급된 다른 지역 보다는 훨씬 지진의 발생 빈도와 여파가 작아 지진에 따르는 문제는 최소화 할 수 있다.

반면에 대구시 시험장까지 거리는 최소한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까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루 전 타지에서 숙박을 해결해야 하고 전혀 다른 환경에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이 올 수 있다.

결국 어떠한 방법으로 시험을 치르든 포항지역의 수험생들에게는 불리한 조건이 조성돼 수험생과 학부모는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포항지역 수험생 학부모 A씨는 “지진의 여파로 마음을 추스르기도 힘이 드는 가운데 아들의 시험이 잘못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시험장 변경도 필요하지만 현실적이고 신속한 대안이 마련돼 정상적인 환경에서 수능을 치르게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관계기관에서 최대한 조속하게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며 “수능일이 연기될 정도인 만큼 지역의 수험생들이 어떠한 피해도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최선책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일부 시험장을 남구로 옮기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여진이 계속해서 발생할 경우 경주와 영천은 장소가 협소할 것으로 판단돼 대구에서 시험을 치르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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