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연기로 일주일간 공부에 매진

▲ 울릉군 수험생들 청룡회관에서 공부. 사진제공: 울릉고 박영 선생님
울릉군 수험생 34명은 예정된 수학능력검정시험을 치르기 위해 지난 10일 배를 타고 경북 포항으로 건너왔다.

이는 수능 문제지를 시험 당일 이른 아침 각 고사장으로 배부해야 하는데 시험 날 아침에 포항에서 울릉도로 시험지를 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수능날 기상여건이 좋지 않아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해 일주일가량 앞서 포항으로 와야 한다.

1980년대 초 학력고사 도입 당시부터 매년 수능 일주일 전이면 울릉고 수험생들과 교감, 진로진학부장, 담임 등이 큰 짐을 꾸려 동해면 임곡리에 있는 청룡회관에서 지내게 된다.

하지만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5의 지진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로 울릉군 수험생들은 일주일 가량 포항에 더 머무를 계획이다.

학생들은 15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 재난 문자를 보고 건물 밖 공터로 피하는 등 1명도 다치지 않고 다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학생들은 경북도교육청과 해병대의 물신양면 지원을 받으며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울릉군 수험생들은 “수능연기가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포항에서 일주일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다행이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험생들 담임을 맡고 있는 박영(33) 교사는 “심적으로 불안할 수도 있는데 학생들이 잘 견뎌줘서 대견하다”며 “수능을 마친 다음날인 24일 안전하게 울릉도에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울릉군 수험생들이 포항에서 사용하는 경비는 경북도교육청에서 지원해 일주일간 대략 1천500만원을 사용한다. 하지만 올해는 수능연기로 2주간 약 3천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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