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근오 울진향교 전교

▲ 울진향교 전교 윤근오
“耆老宴(기로연)은 효를 중시하는 전통문화입니다. 문향과 예학의 고장으로 예부터 孝(효)를 중시하는 고장 울진입니다. 경로효친(敬老孝親)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한국 전통문화를 이끌어 나가고 계승 발전시키는 의미와 양로와 경로효친의 의미를 되새기는 화합의 한마당으로 동고동락(同苦同樂)과 그 뜻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늦은 가을날 오랜 세월을 한자리에서 향교를 지켜주고 있는 은행나무와 벚나무 잎이 기로연을 축하라도 하듯 후두둑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풍광이 아름다운 울진향교 내에서 뜻 깊은 기로연 행사를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그동안 울진향교가 기로연을 시행한지도 많은 세월이 흘렀다. 항상 향교와 유도회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시고 기로연에 건강하게 참석한 선배(先輩) 원로(元老) 유림들에게 만수무강을 기원한다.

기로연이란 1395년(태조 4년) 한양천도(漢陽遷都) 후 태조(太祖) 자신(自身)이 60세의 나이로 기로소에 들어가면서 학문과 덕행이 높은 나이 70세 이상 2품 실직을 지낸 문신에게 노고를 치하하고 위로하는 뜻으로 주연을 베푼데서 비롯됐다. 이 잔치는 예조판서가 주관하여 준비하였고, 왕명을 받은 승지가 특별히 파견되어 감독까지 하면서 국가가 베풀어 주는 잔치로 매년 상사일(上巳日, 음력 3월 상순(上旬)의 사(巳)일 혹은 3월3일)과 중양일(重陽日,9월9일)에 열렸던 잔치였다.

기로연을 통해서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동안 울진향교가 인성교육과 전통역사교육 역할에 사실상 미약하기만 했다. 인성교육과 전통역사교육을 할 수 있는 강학장소(講學場所)가 없어 많은 어려움 속에서 지나온 것만은 사실이다.

울진의 전통문화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인성교육의 마지막 보루(堡壘)인 향교에서 실절적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우리 유림들의 만고소원(萬古所願)이었던 유림회관을 건축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배려로 이제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 한 울진군에 감사하다.

우리는 수기치인(修己治人), 지행일치(知行一致), 임중도원(任重道遠)을 생각할 때가 되었다. 인간을 위한 세상에서 유학은, 유교가 추구하는 세상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이념으로 인(仁)과 의(義)를 새롭게 세우는 기풍(氣風)을 이룰 수 있기를 갈구(渴求)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수신(修身)으로 시작하여 가정과 가족을 바로 이끌어 사회를 순화시켜서 행복한 사회,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건강한 사회, 건전한 국가를 만들 수 있다. 효는 예부터 백행의 근본이라고 했다.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윤리가 무너지고 있는 이런 때에 열리는 기로연 잔치는 값진 문화유산을 잇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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