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해 7급 이상'에만 지급…경주 지진 때 다친 사람 중 지원금 대상자 없어

정부가 포항 지진으로 피해를 본 이재민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미리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지진으로 부상한 사람에게는 이 지원금이 '그림의 떡'이다.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은 자연재난으로 인해 인명, 주택, 주생계수단인 농업 등의 재해 피해자에게 생계비 명목으로 정부가 지급하는 돈이다.

지급 대상은 주택 피해와 생계지원, 인명피해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주택은 전파일 경우 900만 원, 반파 시 450만 원, 이에 미치지 못하는 소파일 경우에는 100만 원이 지급된다.

생계지원 명목으로는 농업, 임업, 어업, 염생산업 등 4개 업종에서 50% 이상의 피해를 본 사람이 받을 수 있다. 세대원 수 1명인 경우 42만8천 원, 2명은 72만9천 원, 3명은 94만3천 원 등이다.

인명피해에 따른 기준으로는 지진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실종됐을 경우 세대주는 1인당 1천만 원, 세대원은 1인당 500만 원을 받게 된다.

그러나 경상 등 미미하게 다친 사람은 대상에 제외될 전망이다.

재난지원금 지급 근거인 '자연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은 부상자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시행령에 따라 '장해 7급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하면서 지원금은 사망·실종자의 50%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장해 7급 이상은 '한쪽 눈이 실명되고, 다른 쪽 눈의 시력이 06 이하로 된 사람', '신경계통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장해가 남아 쉬운 일 외에는 하지 못하는 사람' 등 6가지 사례 중에 해당되는 경우를 말한다.

지진으로 무너진 담에 깔려 다치거나, 뛰어가다 넘어져 골절상 등을 입은 사람은 큰 후유증이 남지 않는 한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1978년 지진 관측 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지진으로 기록된 '9·12 경주지진' 당시 부상자가 20여 명이 나왔지만, 이중 재난지원금을 받은 사람은 없다.

포항 지진에서도 80명 안팎의 부상자가 나왔지만, 크게 다친 몇몇을 빼고는 대부분 재난지원금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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