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앙과 평균 거리 2.3㎞…가장 먼 여진 6.3㎞서 발생

"옛 바다지역 특성상 지진 시 액상화 현상…고사장 7∼8㎞ 이상 떨어져야"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는 대체로 10㎞ 이내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오후 2시 현재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총 56회 발생했다. 대체로 진앙(북위 36.12도 동경 129.36도)에서 반경 5㎞ 안에서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의 영향력은 깨져나간 단층의 크기와 연관이 있다"며 "딱 잘라서 규명된 바가 없는 데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이론적으로 통상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수㎞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경주 지진 때도 5∼6㎞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여진이 발생했다"며 "다른 단층과 서로 응력을 주고받아서 유발되는 지진까지 포함하면 여진의 반경은 훨씬 넓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 지진으로 인한 부상자와 이재민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진의 영향권은 온 국민의 관심 사안이지만 특히 교육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진 피해가 커 시험을 보기 어려운 포항지역의 고사장은 안전점검 후 21일까지 변경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 당국이 지진으로 고사장이 파손된 이 지역 수험생 4천300여 명을 상대로 시험장소 이전 관련 설문을 한 결과, 80% 이상의 학생이 포항에서 시험을 치르기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다른 지역으로 고사장을 옮기면 컨디션에 문제가 생겨 시험 성적에 악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교육청도 포항지역 수능 시험장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23일 수능에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확인한 만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의 안전점검과 학생들의 의견을 고려하더라도 여진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만큼 진앙으로부터 최소한의 거리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포항 본진으로 북북동, 남남서 방향의 땅이 영향을 받은 만큼 진앙에서 이 방향들로 최소한 7∼8㎞는 벗어나야 학생들이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포항 지진은 이 부근의 지반이 연약해서 더 피해가 컸다"며 "이쪽이 원래 3천만 년 전까지만 해도 바닷물에 잠겨 있던 지역이라 지진이 나면 땅이 순간적으로 물처럼 흔들리는 '액상화' 현상에 의해 피해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유인창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포항을 벗어나는 것이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하면서 수험생들로서는 불편하겠지만, 안전을 생각한다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게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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