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앙지 인근 학교들, 학사일정 변경

▲ 15일 발생한 포항강진의 피해로 실내 일부가 헐린 장량동 성당 안 모습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1천5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아파트와 학교건물이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성당 등 종교시설에도 피해가 컸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강진 여파로 피해가 컸던 진앙지와 가까운 인근 학교들은 당초 20일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건물 안전을 이유로 수업을 연기하는 등 학사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종교시설 중 이번 지진으로 진앙지와 가까운 장량동 성당은 종탑이 크게 금이 갔고, 성당 안의 일부가 무너져 아수라장이 됐다.

승강기가 설치된 건물은 지진 여파로 뒤틀려 승강기 작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지난 주일에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미사를 위해 성당을 찾은 많은 신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장성동 성당 역시 지진 여파에 따른 충격 흔적이 곳곳에 역력했다.

장성성당은 이번 지진으로 성당 안 성모상이 넘어져 부서졌고, 성당 입구 유리창이 깨졌다.

특히 건물을 지탱하는 지하층의 격실 벽면 모두가 균열이 심했다. 실내 일부는 떨어져 나간 상태다.

예배당의 천장에 설치된 전기시설은 떨어지기 일보직전이지만, 천장이 너무 높다보니 전문장비 없이는 수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장성성당 4천여 신자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성당 관계자는 “이번 지진으로 성당 내외부에 충격이 컸다”며 “교우들이 안심하고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전문가 건물 안전진단과 시설장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지진 여파로 창포동 성공회 건물의 꼭대기에 설치된 십자가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와 함께 이번 강진의 진앙지와 가까운 학교들은 건물피해 복구를 위해 학사일정을 변경했다.

한동대는 다음달 3일까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거나 자율학습으로 학사일정을 변경했고, 기말고사와 겨울방학, 동계계절학기 수업 일정은 기존 학사일정과 같다.

인근 초등학교는 오는 20일 학생들의 등교가 예정돼 있지만, 건물 피해가 컸던 흥해초는 폐쇄됐다. 교육청은 흥해초 5,6학년은 달전초로, 나머지 학년은 흥해남산초 등으로 분산수용할 방침이다.

흥해초는 최근 지진대비 학교건물 내진보강 사업을 펼쳐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강진으로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건물들의 외벽에 심각한 균열이 갔고, 일부 건물의 외벽이 붕괴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흥해중학교는 20일 학생들의 등교가 결정됐지만, 건물 내부에는 진입하지 않고 운동장 등 외부에서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추운 날씨에 학생들의 건강이 우려된다.

한 학부모는 “학교 건물 피해가 심각해 보여 아이들 안전이 걱정된다”며 “아이들을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수준의 건물보수공사가 필요하다. 지금 같아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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