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흥해읍 강진은 진앙지와 가까운 지열발전소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주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지열발전소가 열효율을 높이기 위해 갱도 4.3km 까지 시추 공사를 하는 과정에 잠자고 있는 단층을 건드렸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고려대 이진한 교수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지열발전소 건설이 지층을 약화해 지진을 유발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의 지열발전소는 화산지대에 세워 수십~수백m만 뚫으면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4.5㎞를 파고 들어가야 지열 발전에 필요한 온도를 얻을 수 있다"며 “지열을 얻고자 지열발전소에서 구멍을 2개 뚫는 과정에서 단층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미국 텍사스주 등에서 석유 회수를 위해 물을 강제로 주입해 암석을 파괴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그 곳에서도 지진이 늘어 ‘유발 지진’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지진이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 때와는 달리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활성단층이라는 점도 이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직 속단하긴 아직 이르지만, 만에 하나 지열발전소가 이번 지진발생에 영향을 줬다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포항지열발전소 넥스지오는 시추공은 지진과 관련한 것으로 예상하는 단층과 무관한 위치에 설치됐고, 이로 인해 지진이 발생한 사례는 보고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사측 관계자는 “비화산지대 지열발전 특성에 따라 지하에 물을 주입, 인공 저류층을 형성하는 '수리자극' 과정에서 유발 지진이 발생하는 일부 사례는 있지만 모두 1주일 이내 발생했다”며 “생산 설비 설치를 위해 지난 9월 작업을 작업을 중단해 이번 지진과는 관련이 없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이번 지진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민관 합동 조사를 벌인다.

한편 흥해읍에 사는 김모(60)씨는 “지열발전소 측에서 제대로 검증도 않고 무조건 아니라고 한다”며 “지진에 대해 연구된 바가 별로 없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의심하고 확인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국민 안전이 달린 문제인데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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