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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생겨난 빈부 격차는 북미와 중미 등 신대륙에서는 농경 시작 2500년께 확대가 멈췄지만, 유럽과 아시아 등 구대륙에서는 그 이후에도 확대가 계속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나 말 등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의 존재 여부가 농경사회의 빈부 격차 확대 계속 여부를 결정한 주요인으로 추정됐다.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연구팀은 약 1만1천 년 전 이후 번성한 60여 개 문명의 유적에서 파악한 가구별 "재산"을 근거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는 논문을 15일 자 영국 과학지 네이처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연구팀은 유적에서 파악한 주택면적의 차이를 토대로 가구별 자산을 추정하고 자산 격차의 크기를 0에서 1까지의 수치로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유적별로 산출했다. 이를 토대로 각지에서 농경이 시작된 후 경과 기간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빈부 격차는 농경이 시작되면서부터 점차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0.2 전후였던 지니계수가 농경 시작 2500년께는 신대륙과 구대륙에서 모두 0.3을 넘어섰다, 이후 신대륙에서는 이 수준에서 정체됐지만, 구대륙에서는 농격 시작 5천 년 후에는 0.4 전후, 6천 년 후에는 0.6 전후로 확대추세가 계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말과 소, 낙타 등 지금도 널리 사육되고 있는 가축의 대부분은 구대륙에서 길들여졌다. 이들 대형 동물을 농경에 이용할 수 있었던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곡물 생산량에 큰 차이가 났다. 가축은 사람과 화물을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에도 이용돼 특권계급을 낳았다. 이에 비해 신대륙에는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이 적었다. 연구팀은 이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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