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출신 도의원, 시의원 “성금기탁 전무”

포항시민, 강제성 없지만 지역출신 정치인 최근 행태 아쉬움
국회의원 세비 10만원 갹출, 비판 여론 거세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인사 보내 금일봉 기탁


11.15 포항지진 피해 복구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강덕 포항시장이 20일 사비 1억원을 지진 피해 성금으로 기탁하면서 지역 정치인 및 기업들의 역할론이 논란이다.

이 시장이 낸 지진피해 성금은 2014년 시장 취임 후 매월 받은 급여에서 차량유지비와 유류비, 제세공과금 등을 제외한 급여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지난해 6월 포항시 장학회에 1억2천800만원을 기탁했으며, 해양경찰청장 퇴직 시에도 자신의 퇴직금을 해경 장학금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 시장의 성금 기탁을 계기로 지역 정치인과 지역 대기업들의 역할론에 대해 시민 논란도 뜨겁다.

지역출신 김정재 국회의원이 5백만원을 기탁한 것 외에는 국회의원과 재력 있는 지방의원들의 성금 기탁은 전문한 실정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이재민 대피소를 잇따라 찾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행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을 뿐 자발적인 성금 기탁에는 인색한 편이다.

대구경북 국회의원의 지난해 기준 재산등록 현황을 보면, 평균 재산이 대구는 28억9천만원, 경북은 10억2천만원 이다.

이 가운데 포항에 연고를 둔 의원 중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139억원, 박명재(포항남) 의원 24억원 등이다.

포항출신 경북도의원과 포항시의원 가운데서도 수십억원대의 재력가가 상당하지만 이들의 지진 성금 기탁은 전무한 상황이다.

지역 유력기업들의 성금 참여도 저조하다. 대아그룹 황인찬 회장이 사비 2억원, 삼일가족 1억원을 제외하면 동양종합건설, 서희건설, 동국제강, 조선내화, 제일테크노스 등은 성금 기탁행렬에 현재까지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포항국제불빛축제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을 협찬해 왔다.

반면, 포항지진으로 이재민을 돕자는 전국적인 성금기탁은 줄을 잇고 있다.

포항시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까지 재해구호협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성금 60억8천300만원이 들어왔다.

20일에는 포항상공회의소 윤광수 회장이 1억원, 영남자동차학원 이중환 대표도 1억원, 프로축구 전북 현대 이동국 선수 5천만원을 기탁했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성금 1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추후 지진 피해금액에 따라 경우 추가 지원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관료로서는 유일하게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11월 월급 전액을 기탁했다.

인기 연애인과 국민들의 성금기탁도 줄을 있고 있다. 영화배우 이영애 1억6천만원, 방송인 유재석 5천만원, 가수 장윤정 5천만원, 동방신기 5천만원 등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국민 성금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관.단체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 3억원, 울산시 1억원, 신한은행 1억원, 한국공항공사가 5천만원을 냈다. 부천시의회(3천900만원), 서울시(2천만원), 전남도(2천만원), 경기도(1천만원), 울주군(1천300만원), 청송군(1천100만원), 광주시(1천만원) 등 온정도 잇따랐다.

국회는 지난 20일 국회의장·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포항 지진피해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성의를 다하기 위해 1인당 10만원씩 세비에서 갹출해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SNS상 등에는 ‘생색내기용이다.’, ‘십만원이 뭐냐 해도 해도 너무하다’등 비판여론이 거세다.

시민 A씨는 “국회의원들의 진성성에 의문이 생긴다.”면서 “피해 주민들이 바라는 것이 뭔지를 똑바로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포항시민 일각에서는 “성금 참여를 강요할 순 없지만 지역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 유력기업 및 재력 있는 지역출신 정치인들의 최근 행태를 보면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측근 인사를 포항시 성금처에 보내 금일봉을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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