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연관성 유무와 방지대책 마련 촉구

포항지열측“작업 중 2.0전후 지진 유발 사실”
수리자극과정 중 포항진앙지 인근에서 4차례 지진발생

포항지열발전소의 포항 강진연관성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5.4 포항 강진 유발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주)포항지열발전 측에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연관성 유무를 확인하고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산자부는 21일 지열발전소와 포항강진 사이에 개연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제3의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정확한 진단결과를 토대로 사업을 재개할 것을 포항지열발전측에 지시했다.

산자부의 이 같은 조치는 포항지열발전소가 이번 지진 진앙지와 불과 2km 떨어져 위치해 있는 데다 관련 학자들이 견해가 엇갈리고 연관성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포항지열발전 박정훈 대표는“산자부가 혹시 모를 지진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전문기관을 통해 입증한 후에 사업을 재개할 것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본지 취재결과 포항지열발전소는 실제 시추공을 통해 지하에 물을 주입하는 수리자극 과정에서 2.0 전후의 미소지진을 유발시키고 있음을 파악하고 이를 관리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추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포항지열발전측은 “포항지열발전소 현장에 설치된 지열정은 직경 약 20cm, 4.3km 심도의 2개 시추공으로 이번 포항지진에 관련된 것으로 예상되는 단층과 무관한 위치에 설치돼 있다”고 반박하고 “시추공 설치로 지진이 발생하는 예는 보고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유발 지진은 수리 자극 과정에서 지하에 물을 주입하는 중이거나 주입 후 일주일 이내에 발생하는데, 포항지열발전소 현장은 9월 18일 작업 중단 이후 2개월 가량 지난 시점에 지진이 발생함으로써 지열발전소 현장에 의해 유발된 지진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포항지열발전측의 해명과는 달리 시추공 굴착을 완료한 지난해 10월 이후 수리자극 작업을 계속해 왔으며, 이 기간 중에 모두 4차례의 지진이 이번 포항 강진과 같은 진앙지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혔다. 올해 4월 15일 규모 3.1과 2.0 등 2차례, 지난해 12월 23일과 29일 규모 2.2, 2.3 등 두 차례 발생한 것이다.

포항지열발전의 수리자극 실시 이전에는 지진발생은 전무했다. 공교롭게 모두 포항지열발전소 수리자극 작업 시작이후부터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지열발전소에서 유발한 것인지, 경주지진 여파로 발생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포항지열발전과 개연성이 없다고는 볼 수 없는 사항이다. 포항지열발전작업과정에서 꾸준히 2.0 전후의 미소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포항지열발전소 박장훈 대표는“ 포항지진은 대일본지진 여파로 발생한 경주지진의 여파로 촉발됐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 견해”라고 밝히고 포항지열발전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박 대표는“지난해 2번째 시추공 굴착 완료이후 수리자극 작업을 해왔으며 이로 인해 2.0 전후의 미소지진 유발은 사실이지만 5.4규모 지진을 유발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한국에너지 서연상 연구원 “포항강진과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하고 "방지대책을 마련한 뒤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강진과 지열발전소와의 연관성은 고려대학교 이진한 교수가 촉발했다. 이 교수는 최근 한 방송사 뉴스룸에 출연하여 "포항 북구 쪽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예의주시해 왔다"면서 지열발전소가 원인일 수 있다고 가설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당시 지진 진앙지를 중심으로 지진계를 설치해 연구해 왔다" 며 “포항 쪽에 지열발전소가 있어 그 지열발전소에서 사람이 느끼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아주 조그마한 규모의 미소 지진이 자주 일어나 연구진끼리 거기가 좀 위험하다고 토의한 바 있다”고 했다.

포항지열발전소는 지하 4.3㎞ 깊이까지 구멍 2개를 뚫어 놓고 있다. 지열발전소 가동 원리는 지하 구멍 한 곳으로 물을 주입해 지하 깊이까지 들어가서 물이 지열에 데워지면 나오는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하는 것인데 깊어지면 깊어 질수록 수압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깊이에 비례해서 수압이 높아지면 암석이 쉽게 깨진다는 것은 이론으로 잘 정립돼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포항지열발전소는 당초 2014년 12월 31일 완료할 계획었지만 사업이 계속 지연돼 올해말 완료할 계획이었다.

정부지원금 185억원 민자 206억원 등 모두 390억원이 투입되고, 포항지열발전소가 추가로 100억원을 투입했다. 포항지열발전소는 포항지열발전 시스템 구축사업 지열정 시추와 관련 중국 UP사와 지속순환유량이 각 생산정에서 60㎏/sec 이상 발생하는 조건으로 3590만달러에 계약했다. 김인규·신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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