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팀장·미국 동부편 <2>

▲ 캐나다 령의 '폭포뒤로의 여행(Journey Behind the Falls)'에서 찍은 나이아가라 폭포 전경.

감상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몸으로 직접 느끼고 경험한다. 떨어지는 폭포 물을 손으로 만져보고 온 몸으로 맞아본다. 마시면 젊어진다는 말에 입을 최대한 벌려 허공에 떨어지는 폭포 물을 받아본다. 그리고 이렇게 주문을 외친다.

“나이야, 가라!!”

미국 뉴욕 주(New York State, US)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캐나다 온타리오 주 (Ontario State, CA) 국경에 걸쳐 있는 이곳은 세계 3대 폭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이아가라는 인디언어로 '천둥과 같은 소리를 내는 물'을 뜻한다.

미국령의 염소섬(Goat island)을 사이에 두고 '면사포(Bridalveil Fall) 폭포'와 '호스슈(Horseshoe) 폭포' 두 갈래로 나뉜다. 고트섬과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이에 걸쳐 있는 캐나다 폭포는 남쪽으로 굽은 지형이 말발굽 모양을 닮아 이름 붙였다.

혼블로워 크루즈(Hornblower Cruises)를 타고 호스슈 폭포 근처로 가면 ‘피부 관리’도 받을 수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의 음이온 검출량은 1㏄당 1만5천개로 ‘미스트’를 뿌린 듯 피부가 촉촉해진다. 온 몸을 비옷으로 꽁꽁 싸맸어도 얼굴만은 물안개를 향해 내밀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쌍무지개가 따라오는 건 옵션이다.

본격적으로 물줄기 마사지를 받아보고 싶다면 염소섬에서 승강기를 타고 ‘바람의 동굴(Cave of the Winds)’로 간다. 사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전경을 보고 ‘뭐야, 별 거 아니네’라고 생각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영부인인 엘레너 루즈벨트(Eleanor Reesevelt)가 이과수 폭포를 보고 "어쩌나, 가련한 나이아가라! (Oh, Poor Niagara!)"라고 한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저 가까이에서 폭포를 본다는 생각으로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사이즈가 별로 구비돼 있지 않아 발에 잘 맞지 않는 샌들을 신고 대충 우비를 걸치고 입장했다. 반전의 시작은 이때부터다. 허리케인 데크(Hurricane Deck)에 쏟아지는 물줄기의 웅장함은 ‘와’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한다. 어느 새 소리를 지르며 어린 아이처럼 호들갑을 떤다. 신나는 기분으로 여기서 하이테크놀로지의 산물인 ‘스마트폰 방수 팩’을 위풍당당하게 꺼내든다.

“나이아가라, 네가 용을 써 봐라. 내 폰이 물에 젖나.”

폭포 아래에서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대며 최첨단 장비를 뽐내 본다. 폰이 흠뻑 젖은 외국인들이 다가와서 묻는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이것은 무엇이냐?”
“방수 팩이라고 한다. Made in Korea."
말하고 나서 ‘아차’ 싶었다. Made in China다. 해외 사업 구상을 해 봤다. 이곳에서 방수 팩과 비옷 바지 장사를 한다면 꽤나 쏠쏠할 것 같다. 어느새 나는 벼락부자가 돼 있었다. 혼자 흐뭇해하고 있는데 일행의 한 마디.

“그냥 방수 핸드폰을 써.”

사업 철수다.

나이아가라는 모험심과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킨다.

1901년 당시 63세였던 애니 타일러 여사가 나무로 된 술통에 자신의 고양이와 들어가 함께 뛰어내린 것이 최초의 기록이다. 고양이는 질식사로 죽고 타일러 여사는 살았다.

2012년에는 미국의 고공 외줄타기 명가 출신인 닉 왈렌다가 세계 최초로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외줄타기에 성공했다. 나이아가라 폭포 위를 건넌 사람은 닉 이전에도 여럿 있었지만 모두 하류지점을 도전장소로 택했다. 닉의 도전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그는 장대 하나를 들고 호스슈 폭포 상공 46m 위에 놓인 길이 196m, 폭 5㎝ 와이어를 보란 듯이 무사히 건넜다.

이 외에도 제트스키를 타거나 카약을 이용해 건너려다 사망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장을 내민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자연을 더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가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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