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육체적 피로 누적 심각

포항지진이 발생한 이후 피해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들이 밤낮 없는 초과근무로 과로사 할 위험에 처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항시 공무원인 김모 씨는 지난 21일 새벽에 퇴근하고 새벽에 출근하는 등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쉴새 없이 일을 했다.

과도한 업무량으로 순간적인 어지러움이 와 김 씨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조속히 퇴근하고 안정을 취했다.

포항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된 가운데 과도한 업무량으로 공무원들은 정신적·육체적 피로 누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근무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공직사회의 특례업종’에 해당하는 ‘현업 공무원’으로 국민과 접점에 있거나 교대제 근무 등으로 24시간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등 업무 특성상 장시간 노동에 내몰린다.

익명을 요구한 공무원 A씨는 “할 일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새벽 출퇴근은 업무강도가 세다”며 “하루 이틀만에 끝날 사항도 아닌데 누구하나 쓰러져야 대책을 마련할 것이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공무원 B씨는 “직원들 비상근무 시키면서 문자만 달랑 보낸다”며, “제대로 된 매뉴얼, 대책, 원칙이 없어 더 힘든 것”이라고 털어놨다.

다수의 공무원들이 비상근무로 육체적 피로도 힘들지만 이보다 더 힘든 것은 국민들이 공무원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최근 소수 공무원들의 해외여행 기사로 인해 모든 공무원들이 싸잡혀 욕을 얻어 먹으니 사기가 저하된다는 것이다.

소위 ‘철밥통’이라 불리며 ‘칼퇴근’하는 직업의 상징인 공무원. 주당 근무시간으로 보면 40시간, 시간 외 근무는 하루 4시간(월 57시간) 한도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주말 포함 68시간)으로 정한 근로기준법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규정일 뿐이다.

이는 2011~2016년 총 6년동안 과로사한 공무원이 137명에 달하는 이유를 뒷받침 한다.

전문가는 “조속한 재난상황 마무리가 중요한 시점이지만 이 과정에 고통받는 공무원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손상을 돌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과 근무방침이 나와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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