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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칼럼] 청렴과 원칙, 보훈의 영역이 앞장서야이상신 대구지방보훈청 총무과장
   
 

지난 15일 포항 강진으로 다세대 주택 기둥이 엿가락처럼 휘고, 아파트가 '피사의 사탑'처럼 한쪽으로 기울었다. 잇따른 강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31년 전 내진 설계를 하지 않고도 이번 지진을 견딘 건물이 있다. 포항시 남구 지곡동의 포스텍이다. 1986년 완공한 포스텍 건물 35개 동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진앙과의 거리(약 11㎞)가 상대적으로 멀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포스텍이 소재한 포항 남구에서만 230여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포스텍에서 1㎞ 떨어진 대잠동의 27년 된 한 5층 아파트에선 화장실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포스텍이 강진에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캠퍼스 시공을 진두지휘한 박태준 포스코 전 회장의 원칙 시공과 안전한 건물을 짓겠다는 신념 때문이었다고 한다. 또한 완벽주의와 비리근절이라는 그의 경영철학이 한국의 철강을 일궈낸 그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무릇 어떠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확고한 원칙을 세우고 관련 당사자가 청렴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된다면 당장의 저항은 있을지 몰라도 백년이 흘러도 이해당사자와 국민들로부터 칭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연말 탄핵정국 이후 극심한 갈등의 파고를 헤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첨예한 이념가치의 대립을 뒤로하고 출범하였지만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 국가로 나아가는 길"이라는데 이견이 없고, 국가보훈은 정부 모든 정책영역에서 기본 중에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국가보훈처가 따뜻한 보훈을 기치로 내세우면서 보훈정책개선 요구도 어느 해 보다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안 없이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정책들은 그간 내부 검토과정에서 부결된 사안이라도 따뜻한 보훈의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국민들에게 잘 설명해야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엇보다 의사결정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고 국가보훈처가 그 어느 국가기관보다 더 청렴한 조직이라는 신뢰를 심어줘야 할 것이다.

일찍이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사회상태와 정치의 실제를 민생문제 및 수령의 본분과 결부시켜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경기도에 암행어사로 파견되어 지방행정의 문란과 부패를 목도하였고 목민관을 지내면서 백성과 접점에 있는 수령의 임무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리기 위해 책을 저술하였다고 한다.

베트남 독립의 아버지라 불리는 호치민은 평생 허름한 옷을 입고 초라한 집에서 생활하였으며 국가원수가 된 후에도 청탁을 받지 않기 위해 고향에 대해서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사후 우상화 될 것을 우려하여 묘지를 남기지 말아 달라 하였으며, 사후 그가 남긴 재산은 지팡이와 여벌의 옷, 정약용의 목민심서 등이 전부였다고 전해진다. 그가 독립운동하던 시절 급박한 와중에서도 목민심서 만큼은 꼭 챙겨 도망갔다고 한다. 그의 바른 공직자의 행실의 근원은 목민심서였던 것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베트남의 영웅 호치민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호치민의 청렴지침서였던 목민심서의 저자 정약용의 후손들이 이룬 대한민국의 청렴 현주소는 어떤가? OECD 34개국 중 9번째로 부패가 심각한 나라다. 얼마나 공직자를 포함한 국민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면 청탁금지법까지 제정되었을까? 자문해 본다. 이 청탁금지법을 서민경제 활성화에 지장이 있다는 논리로 법을 흔들고 개정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청탁금지법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국가보훈처는 나라의 근간인 만큼 국가의 먼 장래를 봐서라도 반부패 청렴문화를 선도하는 조직으로 입지를 확고히 굳혀 국민들로부터 지지받는 강한 보훈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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