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21~22일 러 방문…다음 달 협상 가능

우리나라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이르면 다음 달 이뤄질 전망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이 지난 21~22일 러시아를 방문해 ‘한·EAEU FTA 개시 기반조성을 위한 논의’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김 본부장은 알렉세이 그루즈데브 경제개발부 차관 일행과 게르만 그레프 러시아 스베르방크 회장 등을 만나 FTA 협상 개시를 위한 기반 조성을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2015년 1월에 출범한 경제공동체인 EAEU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가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이 1조6천억달러에 달하며 각종 자원이 풍부해 유망 신흥시장으로 꼽힌다.

우리나라가 EAEU와 FTA 체결 시 자동차, 전자, 기계류 등 제조업 분야의 수혜가 예상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EAEU ‘5대 수출 품목’ 수출액은 ▲자동차 9억7900만달러 ▲자동차 부품 7억4700만달러 ▲합성수지 2억3900만달러 ▲플라스틱 제품 1억5100만달러 ▲철강판 1억3800만달러 등이다.

우리나라의 EAEU와 교역액은 2014년 275억 3천1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169억 3천900만달러, 2016년 141억 9천200만달러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한·EAEU FTA가 체결될 경우 교역액이 반전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EAEU FTA 체결에 각별한 정성을 들이고 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는 EAEU와 FTA를 조속히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9월 “FTA를 맺기 위해 선행 작업 스터디 그룹을 꾸리기로 했다”며 “이른 시일 내 추진해서 평창올림픽 때 푸틴 대통령이 와서 협상을 개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우선 협의를 진행한 후 전체 EAEU 회원국과도 협상 개시를 위한 협의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전력망 공동연구와 가스협력 확대를 위한 협력 채널 가동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한 관계자는 “상품·서비스교역 자유화뿐 아니라 투자와 산업·기술협력 등 경제 전반을 포괄하는 FTA를 추구할 계획”이라며 “우리의 자본, 기술 등 제조업 역량과 러시아의 산업화 수요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의 에너지 프로젝트 개발 협력, 수산물 가공협력 등과 러시아 산업정책을 연계하면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EAEU FTA는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추진을 합의하면서 주목받았다. 특히 인구 1억8천만명에 이르는 EAEU와의 FTA는 중국과 미국에 집중된 교역시장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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