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진상조사 착수…지진피해 건물 관리 소홀 논란 일 듯

▲ 지난 11일 탈북인 A씨가 포항시 북구 창포동 소재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 인근 아파트 건물이 무너져  사망했다.
포항시 북구 창포동 한 아파트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탈북인 A씨가 사망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A씨 사망 원인을 놓고 지진피해를 입은 건물 일부가 A씨에게 무너져 그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나와 지진피해 건물에 대한 안전강화가 요구된다.

포항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께 탈북인 A씨(54)가 자신이 일한 모 아파트 K건설 현장에서 쓰러져 사망한 사실을 인근 주민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병원 관계자는 “A씨는 당시 머리와 가슴에 충격을 받은 흔적이 있었으며 출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사망한 곳은 창포동 한 아파트 건설현장과 창포동 주민 주거지인 아파트 단지를 사이에 두고 있다. 주민들이 사는 아파트는 지진피해로 건물 일부가 불안한 상태였지만, 당시 안전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균열이 간 아파트 건물 일부가 사고 당일 강풍으로 붕괴되면서 건물 잔해물이 인접한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A씨를 덮쳐 사망에 이르렀을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파트 현장의 K건설 관계자는 “A씨는 사고 당일 아파트 건물 인근 공사장에서 일을 하다가 바람에 건물 일부가 무너져 A씨에게 덮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사고 당일 12시께 퇴근을 지시한 상태였지만, 고인은 하던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해 혼자 남아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지진 피해로 약해진 옹벽이 거센 바람의 영향을 받아 붕괴돼 A씨가 다쳐 사망 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동청과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시 분향소는 포항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됐다.

A씨는 5년 전 북한 평양을 홀로 탈출해 국내로 입국했다. 이후 A씨는 포항에 거주하면서 안정된 직업을 갖지 못한 채 건설현장의 일당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탈북민 국내 정착을 위한 정부 정책이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지적과 이들의 국내 정착에 대한 탈북민 지원 정책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A씨는 국내 유가족이 없는 상태이며, 하나센터와 탈북민을 돕고 있는 포항주찬양교회 이사랑 목사가 공동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임시 분향소 설치와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A씨의 지인들은 사망한 A씨는 러시아에 11세 딸아이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러시아와 북한에 있는 유족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12일 A씨의 사망 경위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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