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휴가(Annual Leave)는 종업원이 1년 동안 근무한 결과에 따라 발생되는 휴가로서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며.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최근 대구지역 직장인의 상당수가 자신에게 주어진 연차 휴가를 다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 서울·수도권과는 달리 중소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많은 직장인들이 연차휴가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평소 부서 전체가 바빠 상사와 다른 부원들 눈치가 보일뿐만 아니라 해야 할 업무량도 많아 도저히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일 자신이 쓸 수 있는 연차 휴가를 다 사용하는 사람은 자칫 이기적인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회사에서는 연차수당을 줄 수 없으니 휴가를 쓰라고 해도 전체 분위기는 말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할 수 없이 휴가를 날릴 수밖에 없다는 게 근로자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5인 이상의 근로자를 보유한 사업장은 연차휴가를 주도록 돼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법을 다 지키며 기업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적은 인원에 한 직원이 연차 휴가 써서 하루 빠져 버리면 다른 직원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7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77.7%의 직장인이 ‘올해 연차를 다 소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라는 대답이 39.4%로 가장 많았고, ‘업무가 많아서(37.9%)’·‘연차를 잘 사용하지 않는 사내 분위기 때문에(27.5%)’라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생업을 위해서는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일과 삶의 균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지금, 근로자들에게 휴가를 주는 것은 효율적인 생산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이는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이익이다.

일과 삶의 균형은 근로자들이 회사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 중 하나다. 휴가 제도는 회사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문제다. 퇴근하면 회사일 싹 잊고 푹 쉬어야 기운이 회복되어 다음날 활력 있게 일 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번아웃 증후군에 빠지면 회복도 더디고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생각과 감정 때문에 애를 먹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휴가는 그래서 필요하다. 일이든 사람이든 특정 대상과 너무 밀착되면 지치고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 나를 직장에서 물리적으로 떼어놓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충전된다. 기업과 정부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연차휴가가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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