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내년 조기폐쇄…8차 전력수급계획, 환경·수요관리 중심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을 뒷받침할 에너지 분야 청사진이 14일 공개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 15년간의 에너지 수급 전망과 설비 계획을 담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을 마련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통상에너지 소위원회에 보고했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골자는 원전·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과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발전 ‘확대’다. 문재인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의 핵심이 담긴 셈이다. 과거 수급계획이 수급 안정과 경제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8차에는 ‘환경성’이 대폭 반영됐다.
경제성에 맞춰 발전기를 가동하던 국내 전력체계에 환경 관련 변수가 새롭게 추가된다. 발전단가가 높다는 이유로 석탄발전에 밀렸던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전체 45.3%를 차지하는 석탄 발전량 비중을 2030년까지 36.1%로 낮춘다는 방침인 반면, 같은 기간 LNG발전 비중은 16.9%에서 18.8%로 늘인다.
8차 계획은 발전소 건설보다는 수요관리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2030년 최대전력수요는 100.5GW로 전망됐다. 2년 전 마련된 7차 계획(2015~2030년) 때 113.2GW보다 12.7GW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최대전력수요의 12.3%인 14.2GW는 수요관리로 감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업이 아낀 전기에 대해 보조금을 받는 수요자원 거래시장(DR)을 국민 모두 참여할 수 있게끔 확대한다.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되며, 아울러 자가용 태양광 활성화를 위해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제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적정 설비 예비율을 22%로 잡았다. 이에 따라 2030년 적정 설비용량은 122.6GW가 된다. 기존 설비계획 외에 추가로 필요한 설비는 LNG발전(3.2GW), 양수발전(2GW)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현재 24기(22.5GW)인 원전은 2030년까지 ‘18기’(20.4GW)로 줄어든다.
월성 1호기는 2018년부터 발전설비에서 조기 제외된다.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 승인 만료일이 2022년 11월 29일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월성 1호기는 내년 상반기 중 경제성, 지역 수용성 등 계속 가동에 대한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폐쇄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 허가 신청 등 법적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원전 6기 건설은 중단되고 노후 10기의 수명연장도 금지된다.
LNG발전은 올해 37.4GW에서 2030년 47.5GW로 확대된다.
석탄발전소로 지어지던 당진에코파워 2기는 용량을 확대(1.2GW→1.9GW)해 LNG 발전으로 전환하며, 태안 1·2호기, 삼천포 3·4호기 등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 4기는 추가로 LNG발전으로 전환하는 반면, LNG발전 전환이 추진되던 삼척포스파워 2기는 애초 계획대로 석탄발전으로 지어진다.
이는 LNG발전으로 짓기에 입지가 적합하지 않고 지자체와 주민이 석탄발전 건설을 요청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신재생 설비도 태양광·풍력 중심으로 대거 확충된다. 2017년 11.3GW에서 2030년에는 58.5GW로 대폭 늘어나 올해 우리나라 전체 전력 설비의 50.9%를 차지하던 원전·석탄 비중은 2030년에는 34.7%로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신재생 설비용량 비중은 올해 9.7%에서 2030년 33.7%로 확대된다. 발전량 기준 비중은 2030년 석탄 36.1%, 원전 23.9%, 신재생 20.0%, LNG 18.8%가 된다.
전기요금은 2022년까지는 거의 오르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요금은 2017년 대비 1.3% 오를 전망이다.
한편 전력수급계획은 정부가 2년 단위로 발표하고 있으며, 이번 계획은 국회 산업위 전체 회의 보고, 공청회(26일) 등을 거쳐 전력정책심의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서울/이종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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