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페미니즘 강연 관련 찬반집회 동시 열려

시민단체들이 최근 한동대의 페미니즘 강연과 관련한 학생 징계와 교수 재임용 거부에 대해 지난 1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철회와 중단을 요구했다.

(사)포항여성회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경북노동인권센터, 민주노총포항지부, 포항환경운동연합, 정의당포항시위원회 등 영남지역 32개 단체 관계자와 한동대 '들꽃' 구성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한동대학교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윤경희 포항여성회 회장의 인사말, 한동대 학생 부당징계 및 인권침해 반대 공동대응의 석지민 한동대 학생의 성명서 발표가 있었다. 이어 김용수 민주노총 포항지부장과 강혜숙 대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의 자유발언, 김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포항지회장의 기자회견문 낭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대학은 학생들의 비판적 지성을 함양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논의도 가능한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열린 학습의 장을 마련해야하는 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동대가 교육이념을 명분으로 차별과 혐오의 가치를 드러냈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 "한동대학교 내에서 페미니즘 강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님에도 이례적으로 학생을 징계하고 교수의 재임용을 거부한 것에 대해 즉각적인 철회와 중단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한동대측에 반인권적이고 폭력적인 학생 징계와 교수 재임용 탈락 철회,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 발언 중단 및 공개 사과, 학생들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위헌적 행위 중단, 학교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성평등 교육 실시 등을 요구했다.

징계 대상 학생들은 한동대 및 타 대학 학생 등 2천여 명과 50개 단체가 참여한 성명서를 토대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할 예정이다.

같은 시간 가칭 '한동대학교를 사랑하는 모임'은 학교 정문 앞에서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성애를 반대하는 한동대학교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심각한 사회적 폐해를 야기하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은 혐오나 차별이 아니다"며 "동성애를 반대하는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한 한동대학교의 교육철학은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동성애를 반대하는 한동대학교의 교육철학 지지, 한동대 교육철학을 비난하는 외부단체응 위협 중단 등을 요구했다.

한동대학교 관계자는 "재임용 논란이 된 김모 교수는 정량적인 평가점수가 미달해 재임용에서 탈락한 것으로 이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며 "관련 학생들의 경우 징계가 아닌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8일 교내 학술동아리 '들꽃' 주최로 페미니즘 운동가를 초청해 '흡혈 사회에서 환대로 - 성노동과 페미니즘, 그리고 환대'라는 제목의 강연이 열렸다. 당초 한동대 측은 강연이 대학 교육 이념과 맞지 않다며 행사 취소를 종용했으나, 동아리 측은 '사상의 자유'를 이유로 예정대로 진행했다. 학교측은 행사를 주최한 들꽃 회원과 SNS에 강연 후기를 올린 학생 등 총 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동아리 지도교수인 국제법률대학원 김 모 교수는 지난해 말 재임용에 탈락했다. 이 과정에서 한동대는 학생 개인 SNS를 사찰하는 등 인권 침해로 논란이 일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