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지산동 고분군 발굴조사 결과…고분 74기·유물 1천여 점 나와



대가야 지배계층의 집단 무덤인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에서 1천500년 전께 제작된 말등 기꽂이와 철제 투구 등 각종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고령군과 대동문화재연구원은 지산동 고분군에 탐방로를 조성하고 CCTV를 설치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5세기 중반부터 6세기 후반 사이에 만들어진 고분 74기와 유물 1천여 점을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

지산동 고분군에는 봉토분 700여 기가 있으며, 봉분이 없는 무덤을 합하면 1만 기에 달하는 고분이 분포하고 있다.

병사가 쓰는 도구인 무구(武具)와 말을 부릴 때 사용하는 도구인 마구(馬具)는 덕곡재를 기준으로 북쪽 구역에 있는 제19호묘와 제27호묘, 남쪽 구역의 제3호묘에서 나왔다.

철제 투구를 비롯해 등자(발걸이), 재갈, 말안장, 말등 기꽂이 등도 이곳에서 출토됐다.

조사단은 고분에서 출토된 철제 무기와 마구가 대가야 기마무사의 모습을 복원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남쪽 구역의 제391호분을 둘러싸듯 조성된 무덤 중 한 기에서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인골이 발견됐다. 이 인골은 똑바로 누워 있었는데, 신장이 160㎝를 넘는 성인으로 추정됐다.

또 북쪽 구역의 제2호 횡구식석실묘(橫口式石室墓·앞트기식돌방무덤)에서는 금동 관모, 삼엽문 환두대도(環頭大刀·둥근고리자루큰칼), 말방울, 철제 갑옷 조각 등이 출토됐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는 가야의 소형분에서 처음으로 순장의 풍습이 드러났다. 소형분 3기에서 주곽(무덤 주인공과 부장품을 묻은 곽)과 순장곽(순장자와 부장품을 묻은 곽)이 각각 1기씩 발견됐다.

문화재연구원 측은 "소형분은 전사나 하급 관리의 무덤으로 추정되는데, 이 무덤들에서도 순장이 행해졌다면 가야에서 순장이 폭넓게 이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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