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길 울진부군수 고향 부임 1개월 인터뷰

▲ 배성길 울진부군수
제28대 울진군 부군수로 배성길(55) 전 경북도청 신도시추진단장이 지난 달 2일 부임했다. 배성길 부군수는 “새해를 맞아 전국 제일의 생태문화관광도시 울진에서 일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 600여 공직자들과 함께 군민 모두가 행복한 울진이 될 수 있도록 지역 주요 현안사업을 순조롭게 풀어 나가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피력했다.

특히 군민 모두가 행복한 울진을 비전으로, 생태문화관광 . 평생건강도시 실현을 목표로 군정운영 방향을 제시하며, 5대 전략인 ▶ 미래 성장동력 구축 ▶ 생태문화관광도시 건설 ▶ 따뜻한 복지사회와 평생건강도시 건설 ▶ 삶이 풍요로운 농산어촌 건설 ▶ 사람 중심의 도시 개발과 20대 실천과제에 심혈을 쏟고 있다.

▲ 고향 부군수로 한 달째, 근무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정신없이 보낸 한 달입니다. 이제 겨우 적응되는 것 같습니다. 고향사람이 부군수로 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군민들도 다시 보는 것 같고, 기대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 고향 부군수로 오기가 정말 어려울껀데 어떻게 오게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 생각엔 현재 울진군이 펼쳐 놓은 많은 사업들을 행정적으로 잘 관리하고 잘 집행할 '정책집행 전문가'를 찾는 과정에서 저가 간택된 것이라고 봅니다. 저에겐 금의환향이겠지만, 울진군의 입장에서는 펼쳐 놓은 사업들을 잘 추스려야 할 중요한 시점에서 고심이 깊었다는 뒷얘기도 들었습니다.

▲ 울진군청을 떠난지 몇 년 만에 돌아 온 것입니까?
울진군청 내무과를 떠난지 '28년 만에 돌아온 28대 울진군 부군수' 입니다. 우연이겠지만 28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 부임하고 가장 궁금하거나 빨리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면서요?
가장 궁금한 부분이 울진군 공무원들의 행정 수준이었습니다. 28년전 그때와 얼마나 달라졌을까? 공무원들의 열정은 살아 있을까? 처음부터 다잡아야 하는 수준은 아닐까?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저가 도청에서 23개 시·군의 행정수준을 대강 알지만 직접 부임해서 확인해 보는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니까요.
행정처리 수준을 꼼꼼히 체크해 봤습니다. 도청에 있을 때 시·군의 기획력이나 업무 스타일 등을 비교할수 있는 부서에 주로 있었고, 그때 수많은 자료를 봐 왔지만, 결론적으로 울진군 행정수준이 상위 수준이고, 공무원들의 트래이닝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공개석상에서 “직원들의 행정 수준이 23개 시·군 중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너무 자만할까봐 1등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웃음)

▲ 또 다른 느낀 점이 있는지요?
우선 펼쳐진 일들이 엄청났습니다. 한 달째 계속 현장 구석구석을 찾아 보고 있는데 지역마다 특색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설계 중이거나 착수단계 또는 착공되어 완공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지역마다 마을마다 여러 사업들이 셋팅되어 있었고 계획되고 추진되고 있었습니다.
이월사업만 보더라도 어지간한 군부의 본예산과 맛먹는 큰 규모의 예산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업들이 셋팅되었다는 사실 하나만 봐도 공무원들의 고달픔과 노력을 치켜 세워야지 더 열심히 하자고 다그치기가 민망했습니다.

사실 600여 울진군 공무원들은 행정 전문가 집단이지만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일이,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경북도나 중앙 정부를 수십 차례 찾아가서 설득해야 하고 대안도 만들고 명분도 만들어 내야 겨우 한 매듭을 풀 수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또 다른 매듭을 풀어내야 하고요. 그걸 다 풀고 나면 어떤 모습으로 군민들에게 선보여야 하는지 구체적인 설계단계부터 고심이 더 깊어 집니다. 그 과정이 끝나면 완공되기까지 수많은 또 다른 문제들은 풀어내야 하지요. 행정전문가 집단이라 하지만 너무 벅찬 일이고 벽에 부딪힐 때가 많습니다. 공무원들이 퇴직 후에 오래 못사는 이유가 다 매일매일 스트래스를 많이 받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을 2~3년만 잘 관리하고 연속성 있게 추진하면 확연히 달라진 울진의 모습을 군민들이 확연히 느낄 것으로 전망합니다.

▲ 울진군 공무원들을 너무 칭찬하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소감은 있는지요?
저는 아침 8시 회의 시작도 적응하기에 힘듭니다. 지금껏 경북도에서는 아무리 빨라야 8시 30분에 시작합니다. 저는 참 생소했습니다. 요즘같은 겨울에 8시 회의를 시작 할려면 캄캄한 새벽에 밥 먹고 나와야 합니다.
원자력 8개 대안사업 2,800억원이 계획되고 집행 중에 있다보니 과부하가 이 곳 저 곳에서 많이 걸리는 게 보였습니다.
며칠 전에는 한 팀장이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최소 6주는 병원 신세를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최근 업무 스트레스로 병이 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참 미안했습니다.
담당 과장이 당장 일을 해내야 하니 인력충원을 해달라고 애원을 했습니다. 그래서 물어 봤습니다. “그 팀장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몇 건이냐?” 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큰 프로젝트가 50여 건이고, 다 합치면 130여 건이 된다”고 했습니다.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행히 그 팀장은 경과가 좋다고 했지만 모든 부서가 그 정도의 업무를 짊어지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울진 공무원들이 누가 뭐라해도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 울진군이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생각나는 대로 소개해 줄 수 있습니까?
우선 36번국도 확장, 국립 해양과학 교육관 건립, 죽변항 고도화 사업 추진, 후포 국제마리나항만 개발, 왕피천권역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 금강송 에코리움 조성 등 굴직 굴직한 사업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시·군에서는 엄두도 못내는 사업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전기료 감면, 초·중·고·대학생까지 파격적인 교육 지원, 경로당에 취사경비 지원, 스포츠 인프라 확충,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시가지 전선 지중화사업…, 주변 환경과 마을별 주거환경은 저가 유럽 5만불 이상 선진국에 방문한 듯한 착각을 하고 다닙니다. 울진 군민들도 적어도 2~3년만 지나면 곧바로 피부로 느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 부군수로 근무하는 동안 어떤 일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까?
지금까지 펼쳐놓은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잘 마무리하면서, “찾아오는 울진, 소득으로 연결되는 작지만 강한 울진”이 되도록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군정의 역량을 모아 나갈 때라고 진단합니다. 펼쳐 놓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지금이 작지만 강한 사업들을 구상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지금껏 펼쳐놓은 사업들을 지역이 갖고 있는 산, 바다, 강, 온천, 원자력까지 관광자원이 되도록 해야 할 때입니다. 좀 더 특화하고 지역의 장점을 부각할 아기자기한 프로그램들을 구상하고 장착할 시점이라고 보고 이러한 일들에 좀 더 집중할 계획입니다.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부군수로 있는 동안 일을 저질러 보겠습니다. 공무원들이 강한 울진을 위해 끝없이 고심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신명나게 일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솔선수범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향 부군수로 있는 동안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연어가 용케도 고향 왕피천을 찾아오는 것처럼 저도 원 없이 고향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6만 군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동료 선배 공무원들과 함께 신명나게 일하겠습니다. 격려해주시고 많이 도와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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