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소방관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사고는 늘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고 골든타임을 수호하기 위해 단 하루도 맘 편히 쉬지 못한다.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신고가 들어오는 소방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것이 대한민국의 소방관이다. 1분 1초의 차이로 생사가 갈릴 수 있기에 늘 촌각을 다툰다.

이런 소방관에게 본연의 임무인 화재진압과 응급환자구호보다 동물을 포획한 건수가 많아 정작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힘써야 할 소방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포항남부소방서는 지난해 동물포획 출동건수가 434건이며, 구조된 동물은 384마리에 달한다. 이는 화재 출동건수인 654건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사정은 포항북부소방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6년에 벌집제거로 733건 출동했으며, 구조된 동물은 267건이다. 포획 요청을 받은 동물은 개 105건, 고양이 81건, 뱀 19건에 달한다.

2017년도에는 벌집제거 출동 604건, 동물포획 출동건수는 437건이며 구조된 동물은 414건에 달한다. 가장 신고가 많이 들어온 동물은 2016년도와 똑같이 개, 고양이, 뱀 순으로 나타났다.

소방서 관계자는 동물 같은 경우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경우가 드물어 포획도 못하고 돌아온 경우가 많다며 동물전담 구조대와 같이 별도로 동물을 맡아서 처리하는 기관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급증하는 동물포획 신고는 비단 포항지역의 문제만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다.

7일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동물포획 요청을 받고 소방대원이나 구조대원들이 출동한 횟수는 3만8천193건에 달했다. 이는 연간 총출동 건수 10만9천679건의 34.8%에 해당된다.

포획 요청을 받은 동물은 개가 43.2%로 가장 많고, 다음이 고양이 26.6%, 조류 9.4%, 고라니 8.6% 순이었으며, 멧돼지와 뱀 포획을 위한 출동도 846건과 1천343건이나 됐다.

소방재난본부는 반려동물 사육 인구 증가, 각종 개발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 공간 감소, 멧돼지 등의 야생동물 개체 수 증가, 국민의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 변화,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동물포획 요청에 따른 출동이 급증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등에 대응하기도 충분하지 않은 소방·구조구급 인력의 업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명 피해와 직결되지 않는 경미한 동물포획은 지자체가 담당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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