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며칠 남지 않았다. 설은 시간적으로는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새 달의 첫 날이다. 또 한 해의 최초 명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설이라는 말의 유래는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에 관한 여러 의견이 있는데 삼간다는 뜻으로서, 새 해의 첫날에 일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지내게 해 달라는 바람에서 연유했다는 견해와 ‘섦다’의 뜻에서 유래된 뜻으로, 해가 지남에 따라 점차 늙어 가는 처지를 서글퍼 하는 뜻에서 생겼을 것이라는 견해, ‘설다, 낯설다’의 의미로 새로운 시간주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그리하여 완전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생겼다는 견해, 한 해를 새로 세운다는 뜻의 ‘서다’에서 생겼을 것이라는 견해, 마지막으로 설이라는 말이 17세기 문헌에 ‘나이, 해’를 뜻하는 말로 쓰여진 것으로 보아 ‘나이를 하나 더 먹는 날’의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설에 관련한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찾아 볼 수 있으며, 일제 강점기에 양력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강제적으로 쇠지 못하게 했으나 오랜 전통에 의해 별 실효가 없었다. 이러한 정책은 광복 후에도 그대로 이어져 제도적으로 양력설에 3일씩 공휴일로 삼았으나, 오히려 2중과세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기까지 하여 1985년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정하여 공휴일이 되었다가 사회적으로 귀향인파가 늘어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설날로 다시 정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설 명절이 되면 으레 수많은 사람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을 찾아 차례(茶禮)를 지내고 웃어른들을 찾아뵙고 세배(歲拜)하며 덕담을 듣는다. 타향에서 일하던 일가친척들이 오랜만에 함께 모여 차례를 지낸 후 떡국을 먹으며 안부를 묻는 등 시간가는 줄 모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또 설날을 전후해서 성묘하는 세시풍속은 오늘날에도 전승되고 있으며,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등의 놀이를 즐겨한다. 설 음식을 세찬이라고 한다. 세찬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떡국이 있다.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더 먹고 아니면 나이를 먹을 수 없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설에는 보다 깊은 의미가 있다. 설은 지난날의 묵은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첫 날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은 단순히 일가친척이 모여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새해 첫 날 조상께 제사를 지내면서 새로운 계획을 세워 스스로의 각오를 다지며 새 출발할 때 설은 우리에게 보다 가치 있게 다가온다.

경북도민을 비롯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지난 한 해 힘들었던 일들이 새해는 모두 해결되고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함께 국운이 왕성해지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