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경북대 교수

올겨울의 동장군의 기개는 확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민요중에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라는 노랫말이 생각난다. 옛날 옛적에 황해도에 구월산 줄기가 바다를 향해 쭉 뻗다가, 뚝 끊어진 곳에‘장산곶’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장산곶은 황해도 앞바다인데 산맥과 바닷가가 맞부딪치는 곳이라, 물살이 드세고 땅의 기운이 센 곳이었다.

그 곳은 세찬 물살과 함께 풍랑이 고요한 날이 드문 곳이며 그 깎아지는 엄청난 높이의 절벽위에는 거칠고 우람한 낙락장송만이 살아 남아 드높이 우거져 있는데 이 우거진 솔밭에는 유명한 전설이 많았다. 헌데 이곳은 땅의 기운이 하도 드세어서 약한 것들은 살아남질 못했다.

그 장산곶에 우람한 낙락장송 이 우거진 숲이 있었는데 그 숲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다가, 나쁜 놈들한테 쫓기는 사람들이 들어가곤 했다. 그 이유인즉, 나쁜 놈들이 칼을 들고 그 숲에 들어가면 그 칼에 금방 녹이 슬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 숲에 ‘장산곶 매’의 정기가 서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 숲속이 무서운 날짐승 매의 서식처인데 이 사나운 매 중에서도 우두머리를 장수매라 한다. 장산곶 매란 이 장수매를 칭한다.

이 장수매는 두더지나 산비둘기 같은 자질구레한 먹이는 손대는 적이 없는 호탕한 기질로 그것들은 자기가 거느리는 다른 매에게 준다음 장수매는 일년에 한 두 번만 사냥을 한다. 물론 장수매의 이야기는 과장된 것도 있지만 오로지 국력을 길러 세계의 리더국가로 지향코자하는 애국정신과 우리 민족의 염원인 넓은 천지에 대한 그리움을 반영한 듯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위대한 조국 건설을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겠는가!

장수매가 한번 사냥에 나설 때에는 그야말로 생명을 건 혼신의 싸움터에 나서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싸움에 각오는 마치 계백장군이 황산벌 전투에서 최후를 대비해 출전시 가족의 목을 베는 비장함과 같은 것이다. 서식처가 적에게 발각에 대비해 언제든지 장산곶이 매의 최후 보루가 위태로워질 것이 두려워 사냥을 떠나는 전날 밤 그 사나운 주둥이로 자기둥지를 흔적 없이 부셨다는 것이다. 이 장산곶 매가 무사히 부리질을 끝내고 사냥을 떠나면 이 마을에는 행운이 찾아든다. 그래서 장산곶 사람들은 매가 딱딱 소리를 내며 부리질을 시작하면 마음을 조이다가 드디어 사냥을 떠나면 바로 그 순간 봉화를 올리고 춤을 추며“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라고 다 같이 기뻐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호탕함과 기백을 갖고 전통을 지켜왔던 우리는 실질을 숭상하고 멋을 아는 통 큰 한국인 으로서 재정립 할 때이다. 이러한 기백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최근 우리 주변을 괴롭히고 있는 미세먼지의 해결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먼지란 공기 중에 부유하는 미립자의 총칭이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로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직경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말한다.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또는 제조업ㆍ자동차 매연 등의 배출가스에서 나오며 산업공정에서 연료의 연소 또는 고체물질상의 분쇄 등을 통하여 발생한다. 사람이나 동식물에 주로 영향을 미치며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되어 각종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먼지는 대기오염물질이다. 입자의 크기에 따라 총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로 분류된다.

환경부가 2017년 3월 30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는 2000년대 초반에는 51~61㎍/㎥에 달했는데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 시행 등으로 2007년부터 감소하다 2013년부터 서해발 미세먼지로 인해 그 오염도가 심해지고 있다. 서풍 또는 북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고,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함께 혼합, 축적되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대기오염 정보를 제공하는 ‘에어비주얼’은 2017년 3월 서울의 공기 질이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나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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