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응급의료기관 대부분이 제연설비와 스프링클러 설치가 미비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밝혀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총 33개 응급의료기관 중 제연설비는 5개소, 스프링클러는 24개소만 설치돼 있다고 한다.

제연설비는 화재가 발생할 때 실내공간에 유독가스 등의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유입된 매연은 희석시켜 제어하고 청정한 공기로 유지해 안전한 피난을 유도하는 시설이다.

의료기관처럼 다중이 이용하고 환자나 노약자처럼 화재 시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있을 경우 이 같은 소방 설비는 생명과 직결되므로 응급의료기관은 일반병원보다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규모가 큰 도내 9개의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포항의 성모병원과 세명기독병원, 선린병원, 경주의 동국대 경주병원, 김천의 김천제일병원, 구미의 순천향대부속구미병원과 구미차병원, 안동의 성소병원, 문경제일병원 등 전반적으로 제연설비 및 스프링클러 설치가 미흡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9개소의 병원은 스프링클러도 없을뿐 아니라, 동국대 경주병원, 안동성소병원은 제연설비가 전무하다고 한다.
포항성모병원, 선린병원, 세명기독병원, 포항의료원, 구미 차병원, 순천향병원 등도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프링클러 등 설비는 전층에 설치돼 있으면 안전성이 더해지지만 대부분의 병원 건물이 해당 법안이 발효되기 전에 지어져 소급 적용시킬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현재는 4층 이상 바닥면적 1천㎡ 넘는 신축 건물에만 적용해 설치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화재사고로 환자들도 병원을 다닐 때 소방 설비가 어디 위치해 있는지 꼼꼼히 챙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일 수 없어 설비들이 주위에 많이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 병원은 소방 설비의 중요성이 극대화되고 있어 설치를 하려고 하지만 추가 예산이 소요돼 엄두를 못내는 상황이라며 경북도나 지자체에서 보조를 해줄 수 있다면 설치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응급의료기관에 소방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환자들이 안심하고 병원에 입원할 수가 없다. 특히 이상고온을 감지해 자동적으로 방수하는 기능을 가진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유지를 맡길 수 없을 것이다.

관계당국은 경북도내 응급의료기관 소방안전설비 미흡에 따른 대비책을 빨리 세워야 화재로 인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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