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은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일어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던 중 지난 11일 규모 4.6 여진 발생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는 5.4 지진 당시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지만 4.6 여진 등으로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현재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않고 있다.

최대 피해지역 흥해를 중심으로 도심 건물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가 난지 100일이 다 돼가지만 복구는 더뎌 일부는 동네 흉물로 전락했다.

특히 4.6 여진으로 추가 시설 피해를 호소하는 신고가 수만 건에 육박해 도시가 언제쯤 제 모습을 찾을지는 기약할 수 없다.

작년 11월 지진 후 소파, 반파, 전파 등 피해가 난 것으로 확정이 난 개인시설은 3만3천324건, 학교 등 공공시설은 321건이다. 피해액만 672억원에 이른다. 인명피해는 78명으로 아직 3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지난 11일 일어난 강한 여진에 따른 시설 피해 신고도 2만3천건에 육박한다. 오는 28일까지 추가 신고를 받을 예정이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까지 포항에서는 규모 5.4 지진에 따른 여진(규모 2.0 이상 기준)이 97차례 났다.
복구 중에도 여진이 계속 일어나 복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은 지지부진할 뿐이다.

급기야 박명재·김정재 국회의원, 이강덕 시장, 문명호 시의장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현실적인 지진대응 방안을 즉각 수립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포항시민들이 정부 대책을 믿고 정상적인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속히 종합진단팀, 복구 및 예방대책팀, 서민경제안정팀을 구성 포항에 상주시키는 등 종합적인 대책방안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특별재해재난 지역에 터무니 없이 낮은 지원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성금 배분도 이재민이 실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더 큰 문제는 시민들이 심각한 지진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지진 이후 흥해체육관에 마련한 심리상담치료센터에서는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시민 8천840명이 심리상담을 받았다. 4.6 여진 이후에도 176명이 찾았고 전화상담도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 흥해읍 인구까지 줄고 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해 10월 말에는 3만4천181명이었으나 20일 현재 3만3천525명으로 656명 감소했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흥해읍이 유령의 도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포항시는 필요한 부분에 대해 중앙정부의 대책을 강력 요구하고, 중앙정부는 최초 지진발생 당시 보여줬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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