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보훈청 보훈과 박현규
자유당 정부는 어린 학생들이 선거 유세장으로 몰릴 것을 우려한 나머지 대구 시내 고등학교에 일요 등교를 지시했다. 하지만 자유당의 의도를 간파한 학생들은 불의에 몸을 떨었고 그날 학교에 모인 학생들은 교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뛰쳐나와 대구 시내를 돌며 자유당의 불의와 부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후 많은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돼 고통을 받았고 교사들도 모진 책임 추궁을 받았다.
위 운동이 바로 경북고등학교를 비롯한 대구 지역 8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광복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학생 민주화 운동인 2·28민주운동이다.
2·28 민주운동은 독재와 부정에 분연히 맞서 입헌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한 의로운 행동이었으며, 독재타도를 외치던 그 날의 학생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선구자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 깊은 민주화 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기 위해 작년부터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100만인 서명운동 추진하고 국민 대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전 국민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런 노력은 결국 지난 2월 6일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는 결실로 이어졌다.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됨에 따라 대구시에서 매년 주관하던 기념식을 올해부터는 국가보훈처에서 거행하게 된다. 정부 주도로 거행되는 첫 번째 기념식인 만큼 기념일의 의미와 지역특성을 살린 특색 있고 감동적인 행사로 준비하고 있다.
당시 민주운동을 재현한 거리행렬, 2·28기념탑 참배 및 2·28찬가 노래비 제막식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2·28민주운동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2·28민주운동 주역(유족)들이 주인공이 되도록 최우선으로 의전하고 감동적인 사연도 기념공연에 반영해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또한 '2·28 대구, 민주주의의 뿌리'라는 슬로건 아래, 대구 2·28민주운동을 시작으로 마산 3·15의거, 서울 4·19혁명, 광주 5·18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의 여정을 '민주의 횃불'로 상징화해 '뮤지컬의 도시 대구'의 특성을 살려 기념식 전체를 뮤지컬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만큼 이번 행사를 계기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한 분들의 정신을 기리고 민주화 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돌아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대구/최영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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