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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성범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동아리 선배, 타 대학 고학번 선배 옆자리에 않혀놓고 성추행 묵인
   
▲ SNS에 게시된 '성기 노출' 목격담. /페이스북 캡쳐
신입 여학생에 대해 품평회 열고 등수 매겨
포스텍 재학생 "성폭력상담센터 운영, 문제 많다"
포스텍 측, 성희롱성폭력 관련 규정은 2017년 12월 22일 전면 개정

포스텍 성범죄 문제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스텍의 성관련 범죄 사건은 지역 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다. 포스텍의 징계가 송방망이 처벌로 끝나 효력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재발 방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 대자보로 알려진 ‘단톡방 성희롱 사건’, 송방망이 처벌 논란

지난해 한 동아리 내에서 벌어진 단톡방 성희롱에 관한 대자보가 교내 곳곳에 부착됐고, 이에 징계의 일환으로 해당 동아리가 제명되는 일이 발생했다.

대자보에는 "거절을 하였음에도, 동아리원들을 타 대학 고학번 선배 옆자리에 앉혔다. 그 선배는 어깨를 끌어당기고 강제로 안으려는 제스처를 취하며 성추행을 계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나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눈을 마주친 동아리원들 조차 시선을 돌리며 그 자리를 피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동아리 구성원들은 방관자로 남았으며, 해당 동아리의 자정작용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는 가장 주된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2016년 2학기 해당 동아리의 일원들이 공식적으로 등록했던 팀 소개글에는 전 여자친구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내용이 존재할 뿐 아니라, '여성'이라는 존재를 깎아내리는 내용 또한 포함돼 있다"며 "남자들끼리의 대화라는 이유로 전 여자친구, 매니저, 여자친구, 다수의 불특정 여성들에게 했던 모든 얘기들과 행동들을 돌아보고 사과를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해당 동아리의 소개글 일부를 발췌해 밝혔다.

소개글에는 음담패설과 피해자의 이니셜을 밝히며 피해자가 유일하다는 주장에 전면적으로 반박했다.

성희롱 피해자 대보자 옆에 붙여진 ‘교내 단톡방 성희롱 사건에 대한 사과문’에 따르면 "문제가 일어났던 카톡방은 분명 존재했다"며 "몇몇 동아리 구성원들이 피해자를 언급하며 성적인 농담을 주고 받았다"고 다수의 동아리원이 포함된 카톡방에서 성적인 대화가 오간 점을 인정했다.

"피해자가 언급하기 전에 미리 사과하지 못한 점, 동아리 차원에서의 예방과 사건 이후 대처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책임감을 통감하고,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동아리는 지난해 11월 정기 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 '단톡방 성희롱 사건 해당 동아리 징계에 대한 논의'건으로 상정됐고, 동아리연합회 자치 규칙 18조에 의해 제명됐다.

그러나 지난달 12월 포스텍 자체 조사 결과, 동아리 구성원인 40명 가운데 5명만 혐의를 인정, 일부 근신 및 성교육·봉사 시간 부여 등으로 끝난 것으로 드러나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성희롱은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고소가 가능하며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 피해자는 졸업 후에도 마음의 큰 상처로 남아

단톡방 성희롱 사건은 그 이전에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묵인된 채 졸업한 케이스도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 A씨는 “대학은 남초 사회였다. 많은 남자 선배들이 이번이 여자 친구를 사귈 좋은 기회라며 너희들을 노리고 있다고 말하던 것도 기억난다. 이 말 한마디에, 여자를 자유 의사와 거부할 권리를 가진 인격체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여성의 성기를 가진 여성으로만 보는 문화가 다 담겨 있다”며 “포스텍에서 여성은 그저 여성이어서, 수가 적어서 이중으로 소수자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스텍에 만연한 성희롱 문화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A씨는 “나에 대한 성희롱을 전해 들었을 때 놀랍지도 않았다. 신입 여학생들에 대해 품평회를 하고 등수를 매겼다. 여성은 성적 매력을 혹은 이성적 매력을 평가당하기 위해, 데이트하기 위해, 연애하기 위해, 섹스하기 위해 대학에 온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학교 여성들은 공부를 하려고 대학에 갔지만, 장신구 취급을 연애 ‘대상’ 취급을 당했다. 우리들의 선택과 취향과 자유의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회가 아주 많이 된다. 애교를 요구하는 남자 선배들에게 대항하고 성희롱이 판치던 술자리를 박차고 나올 것을. 아주 끔직한 기억”이라고 회상했다.

◇ ‘유명무실’ 상담센터, 학생들 신뢰 못 받아

대학 내에서 성폭력이나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자가 최우선으로 선택하는 대학 상담센터에서는 징계 과정에서도 피해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피해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해 외면을 받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미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표적인 원인으로 상담센터를 통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이다. 징계위원회를 꾸릴 때 사법 사건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내부 교수'들로만 구성해 공정한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포스텍에 재학 중인 B씨는 “우리 대학 성폭력 센터 문제 있다. 타 대학은 인권 센터 내에 있는 반면 우리만 상담 센터 내에 있다”며 “타 대학은 센터장을 교수가 아닌 전문가가 맡거나 교수가 맡더라도 임기가 있는데 우리는 한 교수에게 다 보고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교내 상담센터를 이용해 본 재학생 C씨는 “교내 상담센터에 대해서는 신뢰가 없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절대로 교내 상담센터는 찾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텍 측은 “성희롱성폭력 관련 규정은 2017년 12월 22일 전면 개정했다. 2차 피해 관련 규정을 보완하고, 기타 그 동안 사건처리에의 경험을 토대로 중요한 이슈들을 최대한 규정에 반영했다. 향후 사건처리에 있어 지침을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부용 기자  queenn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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