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1990년대 너도 나도 흥얼거리는 노랫말을 들으면서 어머니는 당연히 짜장면을 싫어하는 줄 알았다.

아 아쉬워라…, 가사에 나온 어머니가 신항만 반점(대표 박광수) 짜장면을 맛보면 얘기가 달라졌을 텐데.

사실 본 기자에게도 짜장면은 연중행사 음식이나 마찬가지다. 1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하다. 소화도 잘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한 중화요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들어선 신항만 반점은 시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홀과 방안이 꽉 차 사람들로 붐볐다.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쟁반짜장과 탕수육·짬뽕·잡채밥을 시켰다.

손님이 많았음에도 신속하게 나온 음식들의 첫 인상은 합격이었다. 해산물과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 넉넉한 주인장의 인심을 엿볼 수 있었다.

제일 먼저 맛본 쟁반짜장은 살짝 매콤했고 보통의 다른 짜장면과 다른 쫄깃함을 가지고 있었다. 솔직히 조금은 놀랐다. 기계로 뽑은 면이 이런 식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나 의문이 들었다.

원래는 수타를 전문으로 했지만 어깨를 다치고 기계면을 바꾼 박 대표의 숨겨진 비밀병기가 이 면발에 있는 것이다.

짜장소스는 살짝 달았지만 진하고 매콤해 그릇 바닥이 보일 때까지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다음은 짬뽕을 공략했다.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겠지만 짬뽕은 신선한 재료와 즉석 조리에서 맛이 갈린다고 생각된다.

소위 짬뽕 잘하는 맛집을 몇 번 가봤지만 소문난 잔치에 없을 게 없다고 실망을 종종 했었다.

쟁반짜장에 신뢰를 얻고 먹어본 짬뽕은 각종 해산물을 넣어 얼큰한 맛과 듬뿍 들어간 양파로 달큰한 맛이 공존했다.

우스갯소리로 짬뽕먹으로 일본의 나가사키에 간다는 말이 있는데 이제는 ‘신항만 반점으로 간다’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박광수 대표는 “중화요리에서 음식의 간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좋은 재료 깨끗한 환경도 물론 중요하지만 입맛에 맞지 않으면 손님이 찾지 않는다는 것이 소신인 것이다. 30년 경력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콧바람을 쐬고 싶은 요즘, 신항만으로 가서 바다고 보고, 신항만 반점의 맛있는 중화요리도 맛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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