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건설 충분한 대책 없이 대출은행 갈아타도록 해… 입주예정자 피해 자초

중도금 대출해준 광주은행 중도금 대출 회수가 혼선
문장건설 지엔하임, “거리가 멀어 분양자 위해 지역은행 거래 목적”
분양자, “광주은행 집단약정 이뤄지지 않아 단체 담보 불가능”


속보= 제1금융권의 '포항 초곡 지엔하임 신규 아파트 담보대출 기피현상(본지 19일자 1면 보도)'은 중도금을 이미 대출해 준 광주은행이 준공 전 갑자기 채권회수 방침을 정한데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시공사인 문장건설은 이 과정에서 분양자들이 타 은행으로 갈아타도록 거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광주은행이 채권회수에 나선 것도 문제지만 문장건설이 이에대한 충분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제2금융권을 대출기관으로 지정해줘 입주예정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광주은행이 이달 말부터 분양자들에게 중도금 회수를 위한 채권확보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문장건설과 함께 지엔하임 입주예정자들 간에 갈등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지엔하임 분양자 K씨는 “중도금 5%가 중요한 게 아니라 건설사에서 약속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게 문제다”며 “은행을 갈아타야 하는 불편과 집을 사기 위해 생활자금까지 털어 메우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입주예정자들은 시중은행에서 중도금 담보대출을 받지 못할 경우 4, 5월 중도금 대출 이자를 광주은행에 갚아야 한다. 이마저도 오는 6월 광주은행과의 계약이 종료돼 광주은행측이 본격적인 채권회수에 나설 경우 입주예정자들은 불안한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은행 빚에 가계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광주은행이 초곡 지엔하임에서 사실상 발을 빼고 있는 것은 지진피해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에 있다. 표면적으로는 광주은행에서도 담보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문장건설은 지난달 ‘광주은행을 거래하기에는 지리적으로 포항과 너무 멀다’는 이유로 분양자들의 편의를 위해 포항지역 은행을 담보대출 은행으로 지정했다. 문장건설의 이 같은 조치는 광주은행의 채권회수 방침과 무관하지 않다.

이 시기는 포항 흥해읍에서 4.6 규모의 두 번째 지진이 발생한 이후 부동산 시가가 지역 평균 10% 이상 하락한 때다. 이 때문에 광주은행이 포항 지진에 따른 부동산 담보물권의 하락으로 대출 위험부담이 커지자 초곡 지엔하임 분양자에게 담보대출을 하지 않고 발을 빼고 있다는 비판이다.

시공사 문장건설은 지난 2015년 이 아파트 분양을 하고, 광주은행으로부터 중도금 대출을 받았다. 분양자들과의 약정도 이때 이뤄졌다.

통상 아파트가 완공되면 분양자들은 시공사가 중도금 대출을 받은 은행과 신규 아파트를 담보대출계약을 체결한다. 분양자들은 대부분 담보대출에 따른 이자만 납부하면 된다. 그런데 문장건설은 이달 말 아파트 준공을 앞두고 분양자들에게 중도금 대출 약정을 한 광주은행이 아닌 흥해농협과 포항 시내 한 저축은행을 담보대출 은행으로 지정했다.

일부 지엔하임 입주예정자는 광주은행에 중도금 담보대출계약을 체결하고 싶다는 의사를 은행 측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광주은행은 문장건설의 중도금 대출계약 시 집단 혹은 공동대출 조건은 약정에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분양자들에게 집단 담보대출을 꺼리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집단 대출은 어렵고, 개인자격으로는 담보대출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포항지역 여론은 문장건설과 광주은행을 싸잡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문장건설이 중도금 대출 계약을 할 때 당연히 분양자들을 위해 공동약정을 체결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했다며 문장건설의 책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다 문장건설의 한 임원은 19일 포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분양자들에게 “새 아파트에서 살 사람들이 중도금 5% 부족한 부분은 별것 아니지 않냐”는 식의 발언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이구동성으로“임원이란 사람이 분양자들의 애로를 해결할 생각은 않고 가슴에 비수를 꽂으러 왔다. 시공사의 말 한마디에 괴리감이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한편, 문장건설의 지엔하임 관계자는 광주은행 대출문제와 관련, “개별적으로 광주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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