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지방선거 프레임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촛불개혁’ 기치에 원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신보수론’으로 재점화하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성격을 지난해 5월 대선의 2차전으로 규정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새로운 나라 건설을 위한 대구경북의 변혁을 유도하고 있다.

민주당 단수후보로 추천된 오중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는 "지난해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통해 새로운 나라를 만들라고 표를 주셨다"면서 "경북은 이제 체질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통해 보수 아성 격인 경북에서 적폐청산을 위한 개혁의 동력을 만들어 달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책으로 보수 텃밭을 갈아엎겠다는 ‘정책 쟁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지역민심을 파고들고 있으며 대구시장 후보 경선을 통해 대구에 민주당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공모(광역단체장 제외)를 마감한 결과 전례없이 많은 82명(기초단체장 7명,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67명)이 신청한 사실 자체가 낡은 보수 청산에 대한 대구시민의 열망을 담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변화를 통한 외연 확대를 꾀하는 ‘신보수론’을 주창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경선직후 당선소감을 통해 “대한민국 보수의 새 길을 열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진보좌파의 오만과 독주, 무차별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며 "국가안보는 위태롭고, 국민의 삶은 고달프고, 나라의 내일은 불안하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6·13 선거는 보수를 살려 대한민국을 지키는 선거"라고 규정하고 "안보만 주장하는 보수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도덕적으로 무장하고 공동체와 조직에 책임지는 보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시장의 이런 목소리는 본선에서의 민주당 후보 견제는 물론 전국적인 보수에 대한 민심이반을 인정하고 보수의 변화를 통한 지지층 외연 확대와 선거 이후 정치구도에서 자신의 역할까지를 겨냥한 다양한 목적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한다.

한국당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도“문재인 정부의 공세 속에 보수 우파의 정통성과 기개를 지킬 마지막 보루는 경북”이라며 “도지사가 된다면 보수의 종갓집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 정당간의 이같은 프레임 전쟁은 한국당 경선과정에서 탈락한 현직 기초단체장 등 유력정치인들이 무소속연대 등을 통해 병합될 경우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여 보수아성 격이었던 대구경북 선거판을 후끈 달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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