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선정, 외부입김의 불공정 선정, 우선손실 독소조항이 손실 키워

220억원 출자해 43억원 거둬…손실 책임지는 사람 없다
함께 투자한 대구은행, 농협 등은 전액 회수 또는 손실 미약
투자손실금 대부분 떠안는 이상한 계약
희망경제펀드 3호, 30억원 투자해 1억5천300만원만 건져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중소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경제펀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손실만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3면

대구시와 경북도가 투자한 마지막 펀드가 최근 조기 청산을 결의하면서 손실규모가 각각 21억8천만원씩 모두 43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110억원씩 투자하고 20%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이다.

문제는 손실 원인에 있다. 전체 4개 펀드 가운데 손실을 기록한 3개 펀드의 경우 투자적합 기업을 선정하기보다는 외부 입김에 의한 함량미달업체 선정에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른 투자자에 비해 우선손실을 부담하는 조건부 투자라는 독소조항도 손실을 키웠다. 외부입김, 전문성 부족 등 어설픈 투자손실이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아무도 책임지는 공무원은 없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대경창업투자(주) 주도로 설립한 4개 펀드에 110억원씩 모두 22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중 3개 펀드에서 각각 47억1천만원 등 94억2천만원에 손실을 봤다.

다만 조기청산을 결의한 1개 펀드에서는 각각 23억3천만원씩 모두 46억6천만원의 수익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3개 펀드의 손실규모가 커진 것은 우선손실이라는 독소조항도 문제지만 선정과정에서 외부입김이 크게 작용해 함량미달업체가 상당수 포함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자격조건이 미달한 업체들이 관계와 정계에 줄을 대고 투자를 강요해 부실로 이어져 손실이 컸다”고 말했다. 투자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펀드에 함께 투자한 산업은행, 농협, 대구은행 등은 출자금 전액 회수하거나 손실 규모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 펀드에서 손실금 대부분을 떠안는 이상한 조건으로 투자한 반면 이들 금융기관은 한 푼도 손해보지 않는 조건으로 펀드를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경창투(주)는 조성액이 300억원인 희망경제투자조합1호를 비롯해 200억원 규모 2호, 220억원의 3호 등과 300억원 규모의 KOFC-대경 등 모두 1020억원 조성해 101개사에 974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경북도관내 기업에 투자한 규모는 23개사 170억원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각각 30억원씩 출자한 희망경제투자펀드3호(220억원)는 고작 1억5천300만원만 건지고 나머지는 전액 손실을 봤다. 함께 출자한 대구은행과 농협은 각각 30억원을 같은 펀드에 출자했지만 손실금 없이 전액 회수했다.

한국산업은행도 20억원을 출자해 전액을 건졌다. 이 펀드의 전체 손실금은 77억82만원, 대구와 경북TP가 이중 56억9천400만원을 떠안은 것이다.

각각 4억원을 투자한 희망경제투자펀드 2호(200억원)에서는 투자금 4억원 전액을 날렸다. 이 펀드에서는 우선충당손실 대상 투자인 대구와 경북TP, 대경창투 등은 투자한 4억원을 모두 날렸다.

나머지 손실금 21억9천600만원은 대구은행, 농협, 산업은행, 모태펀드 등이 투자규모에 따라 손실이 배분됐다. 3개 펀드에서 대구와 경북TP는 각각 80억원을 출자해 56%의 손실률을 기록하고 34억9천100만원만 건진 것이다.

유일하게 23억3천만원의 수익을 낸 KOFC-대경 4펀드(출자금 69억1천만원)는 외부입김이 없이 비교적 공정한 투자로 평가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최종 청산이 완료되면 유보자금 14억원 등을 감안하면 실제 손실액은 7억8천만원으로 대구시도 같은 규모며, 희망경제조합 1·2·3호의 투자손실에 대해 펀드 투자를 대구경북 지역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조건으로 우선손실 충당제를 적용하다 보니 손실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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