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노자는 그의 저서 도덕경에서 인간의 처세에 대해 이르기를 ‘물처럼 스스로를 낮추어라.’고 강조했다. 공자 역시 제(祭)의 현장에서 나이 드신 어른에게 제의 순서를 묻는다. 나중에 그의 제자가 공자에게 ‘사부님은 제의 모든 진행을 아시면서 왜 순서를 물었습니까?’하고 질문하자 공자는 ‘그것이 바로 예(禮)니라.’하고 답했다.

지난 15일 광고회사 직원을 향해 물이 든 컵을 던져 ‘갑(甲)질’ 논란을 일으킨 대한항공 J전무가 휴가 중임에도 베트남 다낭에서 급히 귀국했다.

그녀는 공항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제가 어리석었다”고 사과하면서도 “얼굴에는 물을 안 뿌렸다”고 해명했다.

귀국 전날 조 전무로 보이는 인물이 직원을 심하게 질책하며 고성을 지르는 음성파일까지 공개되면서 조 전무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경영 판단을 할 능력이 되느냐는 의문까지 제기되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 논란을 계기로 조 전무가 대한항공 직원은 물론 광고대행을 맡긴 광고회사 직원들에게까지 막말과 지나친 질책을 일삼았다는 증언이 이어지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J전무의 갑질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대한항공 사명과 로고를 변경해 달라’ 등 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갑질에 이어 J전무가 저지른 갑질은 국민의 공분을 사고도 남음이 있다.

경찰도 조 전무의 행동이 폭행이나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 내사에 착수, 정식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권력이나 부(富)를 가진 자들은 상대적으로 못가진 자들의 영원한 동경의 대상일 뿐 아니라 그것을 얻은 과정이 떳떳하지 못할 경우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가진 자 일수록 기본적 인격도야에 힘써야 하며, 도야된 인격은 겸손으로 표출된다.

J전무 갑질 횡포 이전에 이미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은 실로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외국 명문대를 졸업한 최고의 학벌과 TV에 비춰졌던 것처럼 미모 역시 출중하건만 어찌 기본적 인격소양이 그리 갖추어져 있지 않았는지, 그녀가 저지른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받아들이기 힘든 이러한 현상들은 결국 교육의 부재로 밖에 설명할 도리가 없다. 교육이 행해져야 할 첫 번째 현장은 바로 가정이다. 과거엔 갑질 행위가 주로 물질로 인해 드러나곤 했는데 최근의 사건이 보여주는 것처럼 인격적 모독으로도 나타나며 이는 또한 법적인 문제로 제기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J전무는 진심으로 반성해야 하며, 선진국에 접어든 우리나라도 이제는 많이 가진 자가 좀더 도덕적 인격함양에 힘써야 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선도적으로 솔선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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