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모 초등학교의 과도한 학생 벌칙을 놓고 학부모와 학교 측 간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초교 학부모는 담임교사가 자신의 딸에게 친구들 간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나는 나쁜 학생입니다'란 팻말을 목에 걸고 친구들한테 사과하도록 해 망신을 줬다는 것이다.

또한 담임교사가 팻말 사과를 시행하려다가 학교 측에 미리 항의해 무산됐다며 4명의 친구에게 100줄짜리 사과문까지 쓰라고 해 사과문까지 썼다.
그런 후 애한테 전학 가는 게 좋겠다는 말까지 했고 관련 증거도 갖고 있다며 과도한 벌칙임을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 측은 담임교사가 팻말 사과를 강요한 적이 없고 이날 피해 어린이 중 한 명이 이 같은 제안을 해 담임교사가 '그건 안 된다'고 한 것이 와전됐다며 해당 학부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각각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자 구미교육청은 진실여부를 가리고자 학폭진상위원회를 구성해 자세한 경위를 밝힌다는 입장이다.

학교폭력은 힘센 학생이 약한 학생을 괴롭히는 것으로 나보다 약자고 괴롭혀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나 무리를 지어 괴롭히는 것으로,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들이 아직 올바르게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몇 년 전부터 학생 사이의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마다 경찰관이 전담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학교 폭력의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한 해에 300명 이상이 자살을 하고 6만 명 이상이 떠나는 공간이 학교라고 한다.

학교는 이미 공동체가 가진 힘을 잃어버렸다. 문제는 학교가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신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학교 폭력으로 학생들이 자살을 해도 학교는 사건을 덮기에만 급급해 한다. 학교는 애도를 모른다. 고통을 기억하고 그 죽음을 제대로 애도하는 데에서부터 학교의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수직적 위계의 교사와 학생 사이의 비민주적 관계를 불식시켜야 한다. 또한 학교나 청소년 보호기관에 상담실을 마련해서 전문 상담교사를 배치해서 이용하는 학생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학교 폭력에 대한 제도를 정비하여 현실에 맞는 규칙을 만들어 실행한다면 학교 폭력을 행사하는 학생들이 다소 줄어들 것이다.

학교 폭력을 학교라는 정상적인 공간에서 몇몇 병적이거나 악마적인 학생들이 저지르는 물리적인 폭력으로만 단정할 때 더 큰 폭력이 감춰진다는 어느 교사의 말처럼 학교 폭력을 아이들에게서 원인을 찾기 보다는 학교폭력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학교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현실성 있는 제도와 대책을 마련토록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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