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인체로 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이물질들은 보통 코털과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진다. 그러나 미세먼지(Fine Dust)는 입자가 작아 호흡기를 통과해 체내에 쉽게 축적된다. 특히 초미세먼지(Ultra Fine Dust)는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안구질환,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비롯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천식 및 아토피 등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2013년에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며, 1995년 미국암학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초미세먼지 1㎥당 10㎍ 증가 시 총 사망률이 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연소 결과물인 유해물질로 되어 있다. 미세먼지의 단위는 ㎛(마이크로미터)와 ㎍(마이크로그램)을 기준으로 하는데 ㎛는 1m의 백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길이이며, ㎍은 1g의 백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무게이다. 대기 중에 부유하는 분진 중 직경이 10㎛ 이하인 먼지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작은 입자를 ‘미세먼지(미세먼지 PM10)’라고 하고, 직경이 2.5㎛ 보다 작은 먼지로 머리카락 직경의 1/20~1/30보다 작은 입자를 ‘초미세먼지(미세먼지 PM2.5)’라고 하여 구분하고 있다.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지는 날이면 많은 이들이 중국을 원망한다. 중국발 황사와 공장매연이 황해를 건너 우리나라로 대량 이동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10억이 넘는 인구와 수많은 공장과 자동차들이 있다. 특히 북경 인근에는 공장들이 집중되어 내뿜는 중금속매연들이 사막의 황사와 섞여서 중국만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뒤덮는다. 요즈음은 많은 공장들이 북경을 떠나 산둥반도 등에 자리 잡고 있음이 우리에게 더 큰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 이 중금속 미세먼지가 한국으로 넘어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 시키고 있다. 한국 대기 내 미세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같은 대기 오염물질의 50% 이상이 중국에서 날아오고, 산성비의 황(S) 성분 가운데 50∼95%가 중국에서 발생해 이동한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론 미세먼지는 ‘중국산’만이 아니라 한국산’도 대등할 정도로 많다. 하지만 한국발 미세먼지는 경제발전에 따른 규제강화와 처리기술 발달, 생산시설의 해외이주로 인해 매년 감소추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승용차를 비롯해 화물차, 건설장비 등에서 내뿜는 배출가스, 화력발전소를 포함한 산업단지 굴뚝연기 등 미세먼지 배출량이 아직도 심각하다. 그밖에도 건설현장 날림먼지, 난방용 석탄이나 기름보일러 연소연기, 숯가마 찜질방이나 직화구이 음식점 등에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이중 주목해야 할 발생원은 석탄화력발전소이다. 우리나라 총전력생산량 중 석탄화력발전소 생산전력이 39%를 차지한다. 석탄은 원자력을 포함해 발전비용이 가장 저렴한 발전원이다. 석탄화력발전은 연료비가 낮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료인 갈탄연소 후 미세먼지가 크게 배출되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직접 배출되는 1차 초미세먼지는 전체의 3.4%에 불과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황과 같은 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2차 초미세먼지를 만든다.

환경부와 미항공우주국(NASA)이 진행한 ‘한미협력 대기질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17년 5월 2일부터 6월 12일까지 6주간 NASA의 대기연구 항공기를 띄워 한반도 상공 대기질을 측정해 지상관측결과와 비교분석한 결과 국내 초미세먼지의 75% 이상이 2차 생성 초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2차생성 초미세먼지 메카니즘 등 복잡한 양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자동차배기가스, 공장연기 등 배출원을 줄여야한다. 하지만 자동차운행이나 공장가동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도시구조 효율화, 공공교통향상 등 전략이 없지는 않지만, 단기적으로는 CO2와 초미세먼지를 완전연소 시키는 성능 좋은 기계설치 이외에는 별 방안이 없다고 본다. 또한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국제적인 공조가 중요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사막화를 막기 위한 UN 등 국제기구의 노력이 중요하며, UN기후회의가 추천하는 것처럼 각 지자체의 ‘지방의제21’ 실천을 통한 지속가능한 개발의 실천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인 국제적인 노력에 의해서 조금이나마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이 몽골정부와 계약하여 넓은 사막에 조림사업을 실시하고 있다는데, 이는 사막화를 막고 황사를 감소시키기 위한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 공장부근에 넓은 완충지역을 만들고 대대적인 큰키나무 식목을 통해 미세먼지와 CO2의 흐름을 막고 줄이는 방안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거리를 주기적으로 살수 하는 것도 좋은 방안 중 하나라고 본다.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탄산가스배출 줄임과 황사 및 미세먼지 방지는 장기적인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지만, 당장이라도 실현해야 할 것들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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